어제로 지난 2년간 티맥스에 근무하면서 맺었던 모든 금전적인(?) 관계는 청산되었다.
밀린 급여.
퇴직금.
드림포인트.
그리고 이자까지.
이제 남은 건 티맥스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일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밖에는....
뭘 하든지, 역시 끝까지 남는 건 인간 관계가 남는다.
아마도, 그건 세상이 사람끼리 어울리며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겠지.
미안하고도 씁쓸하다.
결혼하면 '신천지'가 열릴 줄 알았다, 총각 시절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전과는 전혀 다른 삶.
깨가 쏟아지는 하루하루.
더이상 외롭지 않은 여행길.
팔짱을 끼고 보는 멋진 경치.
어깨를 껴안고 걷는 산책길.
햇살 맑은 날에 아이들과 뛰어노는 잔디밭.
콜라와 팝콘을 먹으며 즐겁게 보는 영화.
시원한 바람과 자연을 보며 하는 드라이브.
그 외에 함께 하는 수많은 일들....
그러나 정말 그건 '신천지'에 불과할 뿐임을 알았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물론, 원했던 삶을 살아갈 때도 있다.
항상 그렇게 살지 못한다는 것이 생각과는 다를 뿐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며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동시에 이제 나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때로는 화내고,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할 때도 있고,
서로에게 원하는 바를 들어주지 못할 때도 있다.
다만, 이제와서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서 드는 생각은..
옆에 있으면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없으면 마치 내가 '물 떠난 고기'가 된 것처럼 보고 싶고 그립다.
아프면 걱정되고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고,
행여나 웃거나 밝은 모습을 보게 되면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한 따뜻함과 기쁨이 솟아난다.
아내 윤희와 아들 예람, 딸 예린이가
이렇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여 내 삶 속에 들어온지 벌써 5년.
어제 하루 보지 못했다고 벌써 보고 싶다.
하지만, 그걸 내가 느끼는 것과 표현하는 것은 또다른 무엇.
오늘도 아내 윤희가 평안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아들 예람과 딸 예린이가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즐겁게 지내기를,
그들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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