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우리말이 있다.
뜻밖의 상황, 전혀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를 말하는 것일 게다.
회사가 잘되기를 바라며, 이것저것 시도했던 나로서는 맥이 탁 풀렸다고나 할까.
CC장이신 김일영 부사장님이 연구원들에게 메일을 보내셨다.
회사 내부의 사정을 모두 알고 계신 것 같았다.
그리고 '후속 임원 인사 조치'를 빠른 시간 내에 하시겠다는 약속까지.
그렇다. 오늘 부사장님 아침에 보내신 메일이 나한테는 홍두깨다.
시일이 걸리는 일에 조급함을 느끼면서도 애써 스스로를 다독거리고 있었는데,
마음을 다잡은지 하루 만에 KT 그룹 최고 임원이신 부사장님의 전격적인 결정이 내려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누군가는 더이상 함께 갈 수 없게 될 것이다.
많은 시간 동안, 관계 회복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고 고민하고 여러 가지 일들을 진행해 온 난...
원만한 '결과'를 낼 수 있을거라고 믿었던 나는...
뭘 했던 걸까...
음... 이제 다른 일들에 신경쓰지 않고 연구원으로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해야할까?
어찌되었든,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은 우리 모두가 조금씩 책임을 져야할거다.
갈등의 원인은 무엇일까.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서로간에 존재하는 불만이 원인인 것 같다.
그럼 그 불만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생각의 차이?
관념의 차이?
일하는 방식의 차이?
인간 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문제점?
회사 운영에 대한 실망?
특정 개인에 대한 실망?
어찌 되었건, 원인이 무엇이건, 서로간에 대화를 통해서 문제점을 알아가고,
서로가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해결책은 보이지 않을테고, 결국 갈라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12년 동안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직장을 옮기긴 했지만,
그래도 인간 관계에서는 실패한 적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나로서는
요즘 회사가 시끄러운 상황이 참으로 힘들게 느껴진다.
사람이 바뀌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말에는 동감하지만,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절대 바뀌지 않는 사람은 자신만의 '아집'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나조차도 사람의 변화를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어나기 때문에 기적인 것이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면 기적이라는 말 자체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사람이 바뀌고, 주변이 바뀌는 것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렇게 역사하실 때는 언제일까... 과연 바뀔까.. 하는 의구심이 조금씩 들고 있다.
조바심 내지 말자. 그냥 나 할일 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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