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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3/19 용비 아버지
  3. 2009/03/17 용비 엄마
  4. 2009/02/17 용비 연락 바랍니다
  5. 2009/02/17 용비 인내

최고~

Diaries/육아일기 2009/04/07 07:58 용비
어제밤의 일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예배를 보려고 모였다.

이제 28개월이 되어가는 예람이는 "기도하자~"라고 하면 앞에 두손을 모으고,
자기가 기도를 먼저 시작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에게........ 아멘."

뭔가 말을 많이 하는데 내가 제대로 알아듣는 건 저기까지.

대충 때려 맞추자면 '저에게 담대함을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인 것 같지만,
그것도 옆에서 아내 윤희가 해석을 해줘서 알고 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어제는 아내가 예람이에게 한가지 귀여운 짓(?)을 시켰다.

"예람아, 아빠한테 보여줘봐. 예람이 최고~"

그러자, 예람이 옆에서 바로 액션(?)을 취한다.

"예람이 최고~"

엄지 손가락을 번쩍 치켜들며 저렇게 자랑스럽게 외치는 표정이란!

그래. 아들. 네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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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Daily Memo 2009/03/19 13:33 용비
자식들에게 있어 아버지는 어려움의 대상일 것이다.

대부분의 아버지는 자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자녀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우리 아버지는 나와는 더더욱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셨다.

엄마가 소천하신 후, 정확히 10년을 더 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는데
초등학교 3 ~ 6학년 4년 동안을 빼면 대학 1학년 시절까지 6년 동안 함께 지낸 날들이 얼마 되지 않는다.

중학교 시절에는 지금도 가족처럼 지내고 계시는 담임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토요일 ~ 일요일에만 집에 가서 아버지와 함께 지냈고,
고등학교 때는 2년동안 추석때 2~3일간, 대학교 때는 그나마 여름 방학때 1주일 정도 집에 갔었다.
그리고 대학 1학년 기말고사 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그나마 오랫동안 함께 지냈던 초등학교 시절에는
엄마의 빈자리를 술과 담배로 채우려고 하셨던 아버지와 
엄마를 대신해서 숱하게 부부싸움이 아닌 부자싸움(?)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것이 아버지와의 추억의 대부분이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너무 집에 가지 못해서
한번은 글도 읽지 못하시는 아버지가 물어물어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오신 적이 있었다.
얼마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없는 돈을 가져오셔서 
그나마 용돈이라고 몇만원을 주고 가시는 뒷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 함께 살 때의 아버지는 나에게 공포의 대상이셨고, 지겨움의 대상이셨다.
그러나 중학교 이후로의 아버지는 안타까움과 가슴 아픈 대상이셨다.

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직전 내 이름을 부르셨다고 한다.

도대체 내가 무엇이기에 부모님은 두 분 다 돌아가시기 전에 나를 부르며 걱정하셨을까?
다른 형제들도 많이 있고, 실제로 두 분 곁을 지킨 형제들은 누나들이었는데.

이제 내가 아빠가 되어보니 자식들에 대한 사랑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한편으로는 자식으로서, 한편으로는 아버지로서 이제서야 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아버지로서 자식들이 귀엽고 이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다만 표현 방법을 모르거나, 자신의 기준에 맞춰 자녀들을 키우다 보니
받아들이는 자녀들 입장에서 때로는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오늘을 살아가는 아버지들은 마땅히 눈물을 흘릴만한 곳이 없다.
가족을 책임져야할 가장으로서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정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 아버지도 그러셨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그러나 나 이제 바라기는,
사랑하는 아내한테는 기쁘고 즐거운 일들 뿐만 아니라 힘든 일들, 가슴 아픈 일들을 모두 얘기하고,
그 넉넉한 품안에서 눈물을 흘릴 때는 함께 울고 싶다.

그런데.. 우리 마님께서는 받아줄 것 같기는 한데, 과연 내가 시도할 수 있을까?

세상 모든 아버지들이 나와 같아서 진정으로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뤄가기를...

아버지.
엄마와 함께 오늘의 나를 있도록 하나님께서 부모의 연으로 묶어 주신 분.
살아 생전 멀리서 자식의 소식을 들으며 기뻐하고,
얼굴을 볼 수 없음에 그리워하고, 서운해 하시던 분.

항상 뵈러 가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면 '공부하는게 더 힘들지?'라며 오히려 안타까워 하시던 분.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드린다고 왜 그때는 자주 표현하지 못했을까.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려고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 곁에 계신 장인어른, 장모님이 더욱 눈에 밟힌다.

세상 모든 아버지들.
오늘도 힘내시고, 매일매일 어제보다는 오늘이 조금 더 나은 행복을 만들어 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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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Daily Memo 2009/03/17 08:49 용비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엄마는 평범한 존재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3학년 전까지는 아버지보다 더 항상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셨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후로는,
아주 오랫동안 때로는 가슴 절절히 사무치는 그리움의 대상이셨다.

때로는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세상의 부조리와 맞닥뜨릴 때는 서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이웃집에 김치를 얻으러 가거나, 
차비 100원이 없어 8킬로미터 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아침에 학교에 가야 할 때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절망에 가까운 심정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와 한가지 내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어린 시절 엄마 살아 계실 때 누렸던 사랑에 대한 빛바랜 추억뿐이다.

어린 시절 그렇게도 원망하고, 서러워하고, 절망하게 했던 순간들도
이제 모두 추억으로 남아서 엄마가 이 시대를 나와 함께 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돌아가신 흔적으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남겨주신 선물이라 여긴다.

신경숙씨가 쓴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이 시대 엄마의 자화상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서 내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목을 듣고 나서 가슴이 아팠다.

어쩌면 내가 이제 부모가 되어 자식을 키워보니 
조금이나마 부모의 심정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였나 보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나를 걱정하셨다던 그 심정을 돌이켜 짐작해 보면,
엄마가 얼마나 나 때문에 이 세상에 미련을 두셨을까 생각이 된다.
결코 나 이제 하나님께 돌아가니 내 마음 평안해 찬송을 부르시지는 않으셨을 것 같다.

하지만, 정말 하나님이 도우심으로 이렇게 잘 자라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사회에서 인정받고 잘 살고 있으니 이제 부디 천국에서 하나님 품에 안겨 행복하시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부모님도 주셨다.
그 부모님께는 살아 생전 내 부모님께 못해드렸던 여러가지를 해 드리고 싶은데, 마음만으로 그칠 때가 많다.

아내와 함께 장인 어른, 장모님께 좀 더 평안히 지내실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좀 더 심도 있게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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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바랍니다

Daily Memo 2009/02/17 15:31 용비
어제 퇴근 후에 저녁을 먹을 때의 일이다.

퇴근해서 집에 가면 일단 옷을 갈아 입고,
주머니에 있던 지갑과 핸드폰을 꺼내서 책상 위에 놓는다.

그러면 집에 문열고 들어갈 때부터 "아빠다!" 외치면서 반기던 아들 예람이는
핸드폰을 보자마자 "아빠 핸폰~" 하면서 핸드폰을 가져가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통화를 하기도 하고, 자기 옷 속에 넣어보기도 하며 놀기 시작한다.

예람이가 핸드폰을 한참을 갖고 놀다가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나는 물 말아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핸드폰에서 문자 메세지가 날아올 때의 신호음이 들렸다.
그래서 나는 얼른 핸드폰을 가져다가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내용은 딸랑 한 줄이었다.

"연락 바랍니다."

그리고 발신자 번호는 ***-****-**** 이었다.

보통 핸드폰 번호가 주소록에 등록되어 있으면 사람 이름이 뜬다.
그런데 전화번호가 떠 있길래 아내한테 아는 번호냐고 물어보았다.
아내는 모르는 번호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핸도폰을 열고 답장을 적기 시작했다.

"누구신가요?"

문자 발송을 하려고 하는 찰라.
아내가 한마디 했다.

"그거 당신 핸드폰 번호 아냐?"

그랬다.
발신인 번호는 내 핸도폰 번호였다.
예람이가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가 문자메세지를 그냥 나한테 보낸 것이다.
처음 문자 메세지 작성하려고 들어가면 
디폴트로 '연락 바랍니다'라는 문장이 연회색으로 찍혀 있다.

그런데 왜 나는 내 핸드폰 번호를 모르고 있었을까....
'누구신가요?'라는 문자 메세지를 내가 나한테 보낼 뻔 했다.-.-
요즘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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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

Daily Memo 2009/02/17 09:06 용비
어제는 새벽에 여러 번 예람이가 깼다.
물 달라, 우유 달라...

아내는 그냥 자라고 하면서 예람이 버릇을 고치려고 하지만,
예람이는 엄마가 반응이 없으니 울면서 아빠를 불러댔다.
우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일어나 우유를 먹이거나, 물을 먹였다.

결국 아내도 어쩔 수 없었는지
한번은 중간에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전자렌지에 데워서 물을 먹였다.

안그래도 몸살 감기로 몸이 무겁고,
편두통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데 아들 덕분에 더 잠을 못잤다.

몸이 힘드니 짜증이 났지만, 그보다는 우는 아이를 향한 안쓰러움이 먼저였다.

한순간을 참으면 모든 게 좋아진다.
이것은 아내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인내.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 열매는 달콤하다.

예린이가 열이 있는데,
부디 주께서 오늘 하루 예람이, 예린이가 엄마와 함께 건강하게 하루 보내게 지키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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