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상'에 해당되는 글 175건

  1. 2010/09/29 용비 관계 청산
  2. 2010/09/28 용비 가족의 울타리
  3. 2010/09/20 용비 찜찜한 추석 연휴
  4. 2010/09/17 용비 All In One!
  5. 2010/09/16 용비 구더기님. 들깨단지를 탈출하다!

관계 청산

Daily Memo 2010/09/29 16:47 용비
어제로 지난 2년간 티맥스에 근무하면서 맺었던 모든 금전적인(?) 관계는 청산되었다.

밀린 급여.
퇴직금.
드림포인트.
그리고 이자까지.

이제 남은 건 티맥스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일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밖에는....

뭘 하든지, 역시 끝까지 남는 건 인간 관계가 남는다.
아마도, 그건 세상이 사람끼리 어울리며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겠지.

미안하고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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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울타리

Daily Memo 2010/09/28 09:29 용비
결혼하면 '신천지'가 열릴 줄 알았다, 총각 시절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전과는 전혀 다른 삶.

깨가 쏟아지는 하루하루.
더이상 외롭지 않은 여행길.
팔짱을 끼고 보는 멋진 경치.
어깨를 껴안고 걷는 산책길.
햇살 맑은 날에 아이들과 뛰어노는 잔디밭.
콜라와 팝콘을 먹으며 즐겁게 보는 영화.
시원한 바람과 자연을 보며 하는 드라이브.
그 외에 함께 하는 수많은 일들....

그러나 정말 그건 '신천지'에 불과할 뿐임을 알았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물론, 원했던 삶을 살아갈 때도 있다.
항상 그렇게 살지 못한다는 것이 생각과는 다를 뿐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며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동시에 이제 나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때로는 화내고,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할 때도 있고,
서로에게 원하는 바를 들어주지 못할 때도 있다.

다만, 이제와서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서 드는 생각은..

옆에 있으면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없으면 마치 내가 '물 떠난 고기'가 된 것처럼 보고 싶고 그립다.
아프면 걱정되고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고,
행여나 웃거나 밝은 모습을 보게 되면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한 따뜻함과 기쁨이 솟아난다.

아내 윤희와 아들 예람, 딸 예린이가
이렇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여 내 삶 속에 들어온지 벌써 5년.
어제 하루 보지 못했다고 벌써 보고 싶다.

하지만, 그걸 내가 느끼는 것과 표현하는 것은 또다른 무엇.

오늘도 아내 윤희가 평안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아들 예람과 딸 예린이가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즐겁게 지내기를,
그들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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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찜한 추석 연휴

Daily Memo 2010/09/20 09:11 용비
결혼하고 나서 유쾌, 상쾌, 통쾌하게 명절을 보내본 기억이 없다.
딱히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만한 점들은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내 기억이 그랬다.

올해도 역시 그렇다.
다른 점이라면 내 말 한마디 때문에 그렇다는 것 정도?
결론은 역시 내 잘못이라는 거다.

아내가 갈치 조림을 했다.
제주도 산 갈치라 조금 비쌌나 보다.
장을 보고, 갈치 조림을 했는데, 내 입맛에는 비리고 짰다.
그런데 애들은 너무 좋아하며 잘 먹었다.

깨작거리고 있던 나에게 아내가 물었다.
"왜? 맛 없어?"
사실, 나는 "맛있기는 한데, 내 입맛에는 좀 안 맞네."라고 대답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냥 "응. 짜고 비리네." 얼떨결에 대답해 버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 뒷수습을 했다.
"아니, 음식점에서 먹어떤 갈치조림에는 국물이 많더라고.."

그런데 그건 갈치 조림이 아니라 그냥 '국'이란다.
조금 조용하다 싶더니 아내의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힘들게 고생해서 요리를 해줬더니 맛없다고 타박해서 서럽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그렇지 않아도 입맛이 없었는데 불편한 마음에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져버렸다.
어휴. 뭐, 내가 보내는 명절이 그렇지 뭐.
어, 언젠가 오늘의 일도 마누라가 화를 낼 때 두고두고 원망의 대상이 될텐데....
마누라, 미안해. 그건 정말 순간적으로 나온 대답이었다고~

어... 아무래도 평생가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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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In One!

Daily Memo 2010/09/17 17:58 용비
모처럼 싸이월드가 생각나서 한번 들렸다.
일촌 목록을 보니 그동안 참으로 많은 인연을 맺었구나 생각이 든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1촌들에 대한 소개.
중간에 끼어들게 된 사람들이 많아서... 그리고 언제 끝날까 싶어서 중단했던 기억.

글을 써볼까 하고 비공개로 끄적거렸던 흔적들.
남이 볼까봐 몰래몰래 답답한 심경을 적어놓은 것들.

돌아보니 모두 재미있었던, 그리고 소중했던 기억들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싸이월드를 전혀 하지 않고,
그냥 내 개인 블로그만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정도.

시간을 내서 예전의 반가웠던 이들에게 허락하는 대로 인사나 해야겠다.

근데 그냥 모든 계정들을 하나로 통합해서 관리하는 뭔가를 만들어볼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

그러자면, 개인 블로그를 수정해야 하는데..
귀찮다.. -.-

이제 추석이다.
명절... 잘 보내야지. 아자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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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점심을 먹기 위해 좀 먼 길을 걸었다.
회사에서 삼성 본관까지 걸어갔으니 꽤나 걸은 게다.
오직 좀 더 맛있는 '순대국밥'을 먹기 위해서.

사실 사람은 먹어야 사는 존재고, 인상 삼락 중 하나가 식도락이 아니던가.
천장이 조금 낮은 이층으로 안내되어 순대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들깨 단지에서 들깨를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순대국밥 그릇이 서서히 비어갈 무렵,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기다리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얼른 먹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려는 순간!

대각선 방향에 앉아 있던 조현상 연구원인지 정택헌 연구원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손가락으로 들깨 단지를 가리키더니
'이게 나와서 기어 다녀요.'라고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친구야, 그럴 때는 시끄럽게 난리치며 말했어야지!)

뭔가 싶었다.
그래서 들깨 그릇을 치우고 들여다 보았다. 자세히.
우리의 늠름한 구더기님께서 식탁 한쪽을 꼬물꼬물 기어가고 있었다.
아주 힘차게. 열심히.-.-

순간 열심히 먹으려고 떠 놨던 앞접시에 있는 순대국밥이 개밥으로 보였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미 먹어버린 음식들은.
그나마 다른 사람들은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는데 난 30% 정도는 남겼다는 걸 위안삼아야지.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쏘냐!
그래서 건강하고 튼실한 구더기님과 가게 간판을 찍어서 트위터, 페이스북에 올렸다.
뭐, 내가 워낙에 인기가 없으니 가게에 손해는 안 날 것이다.

다른 테이블에서 먹던 사람들은 맛있게 순대국밥을 먹고 있는데....
우린 순전히 그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아무 말 않고 그냥 나왔다.

아마 내가 강남에 있는 한, 다시 저 가게에 가서 순대국밥을 먹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한가지 추억이라면 추억을 남긴 구더기님의 만수무강을!

젠장....-.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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