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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30 용비 내리사랑
  2. 2008/12/29 용비 순간의 당혹
  3. 2008/12/29 용비 눈치
  4. 2008/12/29 용비 2008년 12월 29일 월요일 날씨 꾸리함.
  5. 2008/12/28 용비 부서전배

내리사랑

Daily Memo 2008/12/30 09:00 용비
어제 장인어른께서 대전에서 올라오셨다.

아들 예람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6개월여 동안 거의 키우다시피 하신 장인어른.
외손자 예람이가 보고싶다 하셨다고 하시더니 
김치를 비롯한 다른 것들을 가져다주시려 겸사겸사 올라오셨다 한다.

외가에 있다가 올라온지 이제 한달.
지난 한달 사이에 예람이는 많이 의젓해지고 인사예절이나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하나하나 확인되는 그 모습에 장인어른은 무척 기뻐하시는 모습이다.

하지만, 장인어른을 뵙고 나서 마음이 조금 아팠다.
한달 전에 비해서 주름이 많이 늘었고, 건강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아버님 말씀으로는 괜찮다고 하시며 예람이를 안고 내려놓으실 줄을 모른다.
나도 안고 20여분 정도 있으면 팔이 아픈데...

이제 두돌이 갓 지난 아이인 예람이는 할아버지를 보더니 '하부지'를 입에 달고 
할아버지 옆에만 붙어 있으려 한다.
그래도 귀찮아하기보다 귀여워하시며 꼭 끌어안으시는 할아버지.
새벽 3시까지 잠 못자게 하는 예람이를 안고 거실에서 서성이고 있으려니
3시가 조금 넘어서 화장실에 가시려 일어나신 장인어른께서 
자기가 애를 볼테니 이제 들어가 자라고 하신다.

너무 피곤했던 나는 아버님 주무시던 작은 방에 들어가서 3시간 남짓 눈을 붙였다.
잠결에 들어보니 그때부터 아버님은 예람이랑 거실에서 놀아주신 듯 하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다.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
그리고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

물론 그 위로의 사랑도 가능하지만, 과연 그것을 내리사랑에 비할 수 있을까.
아침에 출근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포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펐다.
과연 나는 그 내리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까.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이 마음의 부담감을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

하나님께 그런 것처럼, 부모님께도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다.
그리고... 받은 사랑을 주변에 조금이라도 전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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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당혹

Daily Memo 2008/12/29 17:24 용비
문득.
사람의 적응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생각해봤다.

자신에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람은 당황한다.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려 스스로 절망하기도 하고,
때로는 희망에 벅찬 감정을 추스리려 애를 쓰기도 한다.

그나마 피동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반응하는 누군가는 
아무런 희망도 절망도 없이, 감정의 변화없이 그렇게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상황이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한 순간부터
사람의 마음속에는 현실과 타협하게 되고,
그 순간에 적응하게 되는 것 같다.

혼란스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몇주간 나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 상황을 돌아보고 
내 미래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다.

어느 순간에는 흥미와 소망으로 웃었고,
어느 순간에는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인해 슬펐고,
어느 순간에는 단절된 인간 관계로 인해 인상을 찡그렸다.
소속이 같은 사람들이 서로 헤어져 '소속이 같았던' 사람들로 변한다는 것도 하나의 단절로 본다면.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지금의 내 마음.
놀라고 당황했던 그 순간이 언제였나 싶듯,
잔잔하다. 내 스스로 놀랄 정도로.

그렇다.
감정의 파도가 불현듯 다가와 거기에 흔들릴 수는 있지만,
변함없는 한 가지.

모든 것은 적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내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은.
그것이 어떤 일들이건 간에,
순.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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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Daily Memo 2008/12/29 10:44 용비
요즘 예람이를 보면 정말 신기한 일들이 많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어휘력과 표현력.
그리고 다양한 감정 표현.
두돌이 지나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반항기.
그리고 점점 더 늘어가는 눈치.

뭐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다.

동생을 때리다가 엄마한테 혼나고,
뭔가를 집어 던져서 엄마한테 혼나고,
우유나 다른 음식들을 엎질러서 엄마한테 혼나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내다보니 
정작 자주 혼내는 사람은 엄마인데,
주말에 집에 있다보면
예람이는 엄마보다는 내 눈치를 더 살피는 것 같다.

어제는 애를 재우면서 희한한 경험을 했다.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워서
'예람이 자자. 아빠한테 와'
라고 말을 했더니 바로 와서 덥썩 안겼다.

그리고는 내 눈치를 보더니 슬금슬금 조금씩 움직여서
엄마가 있는 안방문 앞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내가 한마디 하면 그대로 듣는 경우가 많다.

12시가 넘어서까지 안자니 매를 들고 혼내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바로 자는 것처럼 벌러덩 누워서 울며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잘못했다고 빌었다.
꼭 끌어안고 눈물을 닦아주며 
'이제 아빠랑 자자? 우리 착하고 이쁜 예람이. 아빠 안아 줄까?' 
묻자, 바로 '네' 하고 대답했다.

안고 한 10여분 있었을까?
잠든 예람이의 모습은 천사같았다.
우리 부모님도 나를 키울 때 나와 같았을까?

오늘따라 저 천국에서 지켜보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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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연한 회색 빛깔을 띄고 있다.
사무실 창밖으로 멀리 내다보이는 이름 모를 산은 그리 높은 산이 아님에도 허리에 안개띄가 걸쳐서 있어 사뭇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아침에 나오면서 예람이가 '아빠 안고~'를 외치며 결사적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바람에 한바탕 실랑이를 했다. 예람이가 깨 있을 때 출근하게 되면 예람이의 우는 모습을 보며 출근하게 되어서 마음이 안 좋다. 아직도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예람이를 억지로 엄마한테 떨구고 나오며 들었던 예람이 울음소리가 귀에 쟁쟁거린다. 하지만, 그만큼 아빠를 좋아한다는 얘기가 되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할까?

문득, 사람 사이의 '정'이라는 낱말이 떠오른다.
나는 정이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없는 사람인가?
인연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경우에 맞는 말은 아닌것 같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희망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을지 한치 앞도 모르는 사람으로서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소망을 품고 있으면 그만큼 긍정적으로 그 순간순간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 뭔가 심정이 복잡하다.
연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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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전배

Daily Memo 2008/12/28 20:16 용비
2008년 01월 02일.
티맥스소프트 연구소로 입사한 이후.
CS실에서 좋은 사람들 만나서 유쾌한 기억들로 일을 함께 했다.

2009년 01월 02일.
새로운 연구실 배정받아서 발령을 받는다.

오늘 교수님 면담을 하러 가보니
이미 교수님께서 추천을 하실 연구실을 결정하시고 후속조치까지 마무리하신 상태였다.
앞으로 내가 배워야할 바나 하고 싶은 일을 생각했을 때,
그 결과에 대해서 내가 생각해도 최선의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CS실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과 언제 다시 일을 같이 할 수 있을까.
벌써 그들이 그리워진다.

내일이면 2008년의 마지막주가 시작된다.
부디 하나님께서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소망과 기대로 다음해를 맞이하게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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