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늘어가는 어휘력과 표현력.
그리고 다양한 감정 표현.
두돌이 지나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반항기.
그리고 점점 더 늘어가는 눈치.
뭐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다.
동생을 때리다가 엄마한테 혼나고,
뭔가를 집어 던져서 엄마한테 혼나고,
우유나 다른 음식들을 엎질러서 엄마한테 혼나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내다보니
정작 자주 혼내는 사람은 엄마인데,
주말에 집에 있다보면
예람이는 엄마보다는 내 눈치를 더 살피는 것 같다.
어제는 애를 재우면서 희한한 경험을 했다.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워서
'예람이 자자. 아빠한테 와'
라고 말을 했더니 바로 와서 덥썩 안겼다.
그리고는 내 눈치를 보더니 슬금슬금 조금씩 움직여서
엄마가 있는 안방문 앞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내가 한마디 하면 그대로 듣는 경우가 많다.
12시가 넘어서까지 안자니 매를 들고 혼내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바로 자는 것처럼 벌러덩 누워서 울며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잘못했다고 빌었다.
꼭 끌어안고 눈물을 닦아주며
'이제 아빠랑 자자? 우리 착하고 이쁜 예람이. 아빠 안아 줄까?'
묻자, 바로 '네' 하고 대답했다.
안고 한 10여분 있었을까?
잠든 예람이의 모습은 천사같았다.
우리 부모님도 나를 키울 때 나와 같았을까?
오늘따라 저 천국에서 지켜보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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