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뻥이야.

Diaries/연애일기 2009/11/17 09:46 용비

저는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대전 유성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에는 저희 뿐만 아니라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함께 지내고 계십니다.


사실, 자녀들에게 너무 헌신적이시고 자상하신 어르신들이라서 '저희 집에 와서 뒷바라지를 좀 해주십사'하는 저희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시고 저희 집에 와 계십니다.


음. 매사에 저희가 장인어른, 장모님의 섬김을 받고 있죠. 으헝헝.


그래서 더욱 기분좋게, 효도를 해야 겠다고 다짐..만을 하고 있는 실정이네요. 얼른 효도를 해야 할텐데. 장인어른, 장모님께서는 저희가 행복하게 잘 살면 그게 효도하는 거라고 말씀하시지만.. 에휴.


지금 제게 장인어른, 장모님은 부모님과 같습니다만, 두 분 어르신이 부디 저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시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꺄울.


어, 아무튼. 오늘 이야기는 제가 뻥쟁이가 된 사연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음화화홧. 생각하면 정말.. 재미있어요. 우리 마님은 절대로 이 사연을 적지 말라고 하셨지만, 그 말을 그대로 들을 제가 아니죠. 음헤헤헷. 제가 달리 동키호테입니까. 흥. 자, 이럇!! 말아, 한번 달려보자~


사건의 발단은 제가 아내에게 건 전화 통화에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점심 시간이 되어가길래, 공주에서 근무하던 마님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따르르르르르르릉~~~"


저는 아리따운(!) 마님의 "여보세요???" 라는 멘트를 듣고 싶었습니다만, 발신자 번호표시는 제 기대를 깡그리 무시했습니다. OTZ.


"어, 왜?"


간단하죠? 저도 앞으로 모든 전화를 이렇게 받아볼까 심각하게 고민해 볼까요? 사장님이 전화해도 "어, 왜?", 거래처에서 전화해도 "어, 왜?"................ 바로 짤리겠죠...??-.-


목소리 듣고 싶었다느니, 몸은 좀 괜찮냐느니... 말을 하고 싶었지만 관객들이 많아서 차마 하지는 못하고 그냥 점심 맛있게 잘 먹으라고 말하고 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님. 결정적으로 한마디 추가했습니다.


"여보, 우리 애기 아들이래."


아내는 사실 딸을 더 바랬고, 저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이 건강하게 잘 태어나기만을 바랬지만, 장모님께서는 아들을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내에게 차마 뭐라고 말은 못하고.. 그냥 "오, 아들이라고? 정말 축하해" 라고 큰소리로 한마디만 했습니다. 통화를 듣고 있던 직장 동료들은 옆에서 "오~~~~~" 하면서 축하하고, 휘파람 불고, 박수치고...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축하만 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 아가의 성별은 아들로 결정이 되버렸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나중에 우리 마님, 저에게 말하기를....


"여보, 우리 아기 아들이란 거 사실...뻥이야."


라는군요.


저야 아들이든, 딸이든 제 자녀가 생긴다는 사실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떻든 좋습니다만, 제가 직장에서.... 음, 뻥쟁이가 되버렸네요.


"여러부우우운. 사실 그거 뻥이래요."

(이거 말할 수 없습니다. 아니 절대로 말 못합니다.-.ㅜ)


사건을 되짚어 올라가 보니 장모님께서 짐작하시기에 '아들'일 것 같아서 아내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근데 결정적인 것은 나중에 장모님께서 '병원에 아들인지 딸인지 물어보니 모른다고 했는데 왠지 아들 같더라' 고 말씀하셨는데 아내는 저에게 장난하면서 "아들이래" 이 말만 전한 거죠. 흥.


(마님. 난 물귀신 동키호테야.

나 혼자 매장될 순 없다! 산초도 같이 있어야 돼!!)


뭐, 저야 아내와 그 얘기를 하며 한바탕 웃고 말았습니다만, 차마 직장동료들에게 말할 수 없어서 이렇게 재미있는 사건 기록으로 남길까 합니다. 음화화홧.


저는 여기에 사실을 밝혔으니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되겠죠, 뭐.

(흠. 제 직장 동료분들은 사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문 안합니다. 그래서 사실을 알게 될 기회는 없어요. 그렇지만, 뭐 저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제 입으로는 말 안할 겁니다. 우헤헤헤헤. 아싸. 이렇게 또 한건 빠져나가는구만.)


현재 저희 아가의 태명은 어감도 좋고, 복스러운 모습이 연상되는 '몽실이'로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몽실이.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요..

저는 뻥을 아주 가끔만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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