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ies'에 해당되는 글 81건

  1. 2009/09/02 용비 29. 미약함
  2. 2009/08/28 용비 28. 짜증내서 미안해
  3. 2009/08/24 용비 예린
  4. 2009/08/20 용비 관심
  5. 2009/07/14 용비 분신

29. 미약함

Diaries/연애일기 2009/09/02 08:10 용비
어제는 밤 늦게 야근을 했다. 집에 가니 밤 11시가 넘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는 아이들을 빨리 재워서 내일 문화센터에 데리고 가야 한다고 짜증을 냈다.

'늦으면 항상 늦던지, 아니면 항상 빨리 오던지.'

힘들다고 하면서 내는 짜증을 받아주다가 저 말 한마디에 분노가 치밀었다.

'내가 늦고 싶어 늦었나. 전화를 안하고 늦었나.
일을 하다보면 늦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놀다가 온 것도 아닌데.
직장에서 죽어라 일하고 스트레스 받고 집에 오면 저런 소리나 듣고 있어야 하다니.'

그 짧은 시간에 폭풍처럼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휘젓고 지나갔다.
나는 역시 돈을 벌어오는 머슴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리를 버럭 질러버렸다.

'누가 너 힘든 거 몰라? 일을 하다보면 늦을수도 있는거지 왜 그렇게 매사에 짜증이야?'

글쎄. 내가 너무 앞서가는지도 모르겠다.
아내 역시 하루 종일 애 둘 건사하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아내는 아내 나름으로 자기 힘들었다는 것을 나에게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좀 더 좋은 말로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역시 하루 종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짜증이 나 있는 상태에서 집에 온 뒤,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러버린 나 자신의 인내심에 대한 실망과 함께,
아직도 아내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 내 처지가 많이 씁쓸하다.

난 언제나 강해질 수 있을까.
부지런히 예수님을 따라가려고 하다보면, 언젠가 예수님을 조금씩 닮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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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업무로 인해서 늦게 퇴근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가 늦은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아내와 아이들이 그때까지 잠을 안자고 있었다. 반기는 아이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한참을 있다가 씻으러 들어갔다. 샤워를 하는 중에 예린이가 울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아내는 예람이와 싱크대에서 씨름하고 있고,
예린이는 안방에서 졸려서 울고 있었다.

내가 나가니 아내는 짜증을 온 얼굴로 표시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샤워를 왜 지금 하느냐. 애가 울면 나와야지.' 라는 게 요지였다.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그게 그렇게 짜증낼 일인지도 싶고,
직장에서 종일 스트레스 받고 집에 와서 이게 무슨 꼴인지 싶기도 하고...

순간 울화가 치밀어서 '그럼 어쩌라고. 씻고 있다가 그냥 나와?' 소리 질렀다.
저럴 때 상황은 정말 이해할 수 없지만,
작은 방에서 예람이를 재우면서 '또 내가 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만 참아 넘기면 될 것을, 나는 또 내 자신에게 무너졌다.

여보. 짜증내서 미안해.

주님. 저에게 주님의 인내를 배우게 하소서.
오늘 하루, 아내와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평강과 은혜, 사랑이 넘치는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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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

Diaries/육아일기 2009/08/24 08:17 용비
어제는 예린이가 열이 많이 났다.
38.4도까지 올라갔다.
손수건에 물을 적셔서 이마며, 목이며, 가슴등을 닦아 주었더니 잠들었다.

'예수 이름으로 명하노니 체온은 떨어지고 감기 기운은 온전히 물러갈지어다'

4번 정도 기도하니 날이 밖으면 아이가 많이 호전되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자고 있는 아이를 보니 하나님께서 부모가 되게 하신 것은,
체험하지 못하는 큰 기쁨과 평안을 선물하려고 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하기 전에 자고 있는 아내와 예람, 예린이를 보며
문득 지난 밤 고생했을 아내와
부모의 사랑을 더 많이 받고자 하는 예람이, 예린이가 내 삶에 있어서
'하나님'을 제외하면 거의 전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주님. 이들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서
건강과 화목, 그리고 그 중심이 되는 말씀의 은혜를 허락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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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Diaries/육아일기 2009/08/20 07:56 용비
요즘 예람이가 자꾸 새벽에 깨서 말썽이다.
옆에서 가만 지켜보자니 낮 시간 동안 동생에게 쏠렸던
엄마의 관심을 독차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린이 때문에 예람이가 아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예람이 나이가 4살이라고는 해도 이제 32개월밖에 안된 어린아이가 아닌가.

하지만..
새벽에 피곤한 몸을 무릎쓰고 예람이 투정을 받아주기란....
그래도 요즘엔 엄마만 찾아서 조금 다행이다. 우갸갸.

'새벽에 하는 당신의 고생은 나의 행복???'

어이. 마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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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Diaries/육아일기 2009/07/14 08:24 용비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자라나는 예람이, 예린이를 볼 때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기쁨과 생명의 선물이 얼마나 큰지 감사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내 윤희는 나의 반쪽이니 또 다른 나라고 할 수 있을 테고,
아들 예람이와 딸 예린이는 나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이렇게 한 가족을 이루고
그 안에서 내면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사랑으로 하나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놀랍다.

어제는 새벽에 예람이를 두고 많이 생각했다.

'아이가 어리다고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리기 때문에 부모의 작은 행동과 말 하나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구나.'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새 생명을 부부된 나와 윤희에게 맡기시고,
청지기의 직분을 잘 감당하라는 의미로만 가정을 이루신 것은 아닌 것 같다.

독생자를 포기하시면서까지 나를 사랑하신 그 사실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다.
조금만 상처 입은 자식의 모습에도 가슴이 그렇게도 아픈데, 하나님은 오죽 하셨으랴.
부모의 찢어지는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이 나의 분신이기에,
내 말과 행동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서,
오히려 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그것을 더 원하시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은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앞으로 좀 더 진심을 담아, 그리고 인내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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