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ies/연애일기'에 해당되는 글 45건

  1. 2009/11/17 용비 26. 태명 변천사
  2. 2009/11/17 용비 25. 사랑 확인법
  3. 2009/11/17 용비 24.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4. 2009/11/17 용비 23. 자, 아빠 젖이다!
  5. 2009/11/17 용비 22. 아내의 독심술.

26. 태명 변천사

Diaries/연애일기 2009/11/17 09:57 용비

아기가 아직 엄마의 배 안에 있을 때,

우리가 아기를 부르는 이름을 '태명'이라고 합니다.


우리 집에서 태어날 아이들 태명을 미리미리 생각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생각이 나는 김에 나열해 보기로 했습니다.


첫째 아이 예람이의 태명은 '몽실'이였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예람이는 아직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찍힌 사진에서조차 하품하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100일 사진에서도 역시 하품하다가 찍혔습니다.


음, 그런데 이녀석이 요즘에는 잠을 잘 안잡니다.

아빠가 안고 재우면서 항상

'저녁에 잠들면 아침까지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자도록' 기도하는데

자면서 좋은 꿈을 꿔야할텐데 요즘은 엄마 젖을 떼느라 고생해서 그런지 자주 깹니다.


하지만, 예람이가 태어나고 엄마 아빠가 새로운 비전을 보고 기도하게 되었으니 예람이 태명인 '몽(夢)실'이는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그랬듯이, 스스로에게도,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꿈꾸게 하는 자 예람이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둘째는 태명을 '복실'이로 할까 합니다.

말 그대로 예람이는 '꿈을 꾸게 하는 자'-몽실이-였으니 둘째는 '복을 가져오는 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가정에 복을 가져오고, 주변에도 복을 나눠주는 복(福)실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야베스가 드렸던 기도처럼, 복에 복을 더하셔서 우리 가정과 장차 태어날 복실이의 지경을 넓히시고, 권능의 손길로 보호하시고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셋째는 태명을 '흥실'이라고 하렵니다.

꿈을 꾸고, 하나님께 복을 받으면 만사가 형통하고, 하는 일마다 크게 흥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셋째를 낳게 된다면 -과연???- 무조건 셋째의 태명은 흥(興)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넘치도록 축복하시고, 그 흘러 넘친 축복이 주변에까지 도달되게 하시길르 기도합니다.


넷째는... 아마 낳게 되면 제 등허리가 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어찌 인도하실지는 모르지만, 셋째를 낳는 것도 크나큰 용기가 필요한 터에 넷째까지 낳게 된다면 그저... 뭐, 질겁을 할 우리 마님께 달려 있겠죠. ㅋㅋ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고, 예정에도 없는 아이들 태명을 생각하다보니 저도 나이가 먹었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군요.(-.-)


그나저나. 둘째 태어나면 이름을 뭘로 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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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랑 확인법

Diaries/연애일기 2009/11/17 09:56 용비

지난 일주일 동안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엄청 바빠서 여관에서도 새벽까지 프로그램을 짜곤 했지요.

그 동안 마님과 아들 예람이는 대전에 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아들 예람이가 코감기에 걸렸네요.

그래서 매일 코찔찔 흘리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튼, 모처럼 아빠를 봐서 너무너무 반가웠는지 코 찔찔 흘리면서 제게 기어와 안기는 모습을 보니 아무리 제 자식이지만 너무나도 귀엽더군요. 푸흐흐흐흐.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동안 어디를 움직이든 아들녀석을 안아 주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입었던 윗도리는 완전히 예람이의 코묻은 옷이 되고 말았죠.


중요한 것은, 제가 오늘 출근하는 길에 바로 그 '흔적'을 남긴 옷을 입고 왔다는 것. 여기서 우리 마님의 독특한 사랑 확인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때는 2007년 11월 11일. 일명 빼빼로 데이라 불리는 일요일 한밤중. 잠을 잘 시간이 되어서 저는 한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내일 출근할 때는 뭘 입고 가지?'


그래서 마님께 물었습니다.


"이거 예람이 코 너무 많이 묻었는데?"


마님 대답합니다.


"내일 입고 갈 옷 있어?"
"아니 없는데." -O.O-
"그럼 뭐 입고 가?"
"....."


그걸 나한테 물으면 우짜누.
우리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바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메리야쓰!"


한참을 낄낄거리던 우리 마님.
마음에 쏙 드는 멘트하나 날립니다.


"역시 당신이야. 내가 이래서 당신을 사랑해!" (-.-)


잠시 후, 우리 마님은 기막힌 아이디어를 추가합니다.


"여보, 내복을 먼저 입고 그 위에 메리야쓰 입고 가."


잠깐 상상해 보았습니다.

내복을 입고, 그 위에 메리야쓰를 입고... 그리고 겉옷은? 없네.


"이봐이봐. 당신 남편 삐에로 만들 일 있어? 그걸 어떻게 입고 가?"


제가 너무 타박했을까요?
우리 마님 울먹거릴려고 하면서 말합니다.


"당신은 내가 추천하는 것을 거부하는 거야?
내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말했는데?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것밖에 안돼?"


물론 저는 우리 마님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밖에서 그렇게 하고 돌아댕기면 결국 제 마누라가 욕먹잖아요.

킬킬킬.
대신 집에서만은 한번 입어줄까 고민중입니다... 꺄울.


우리 부부의 사랑 확인법.
겁나게 특별하지 않나요?
아마 세상에서 유일무이하지 싶군요. 캬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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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아내, 윤희.


늦은 밤에 퇴근해서 귓가로 들려오는 음악 소리와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하며 당신을 생각하는 이 시간. 오늘따라 당신이 너무나도 보고 싶다.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고, 당신과 눈을 마주치고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지만, 대전에 있는 당신은 지금 이 시간에는 곤히 자고 있을 것이기에, 사랑하는 아들 예람이와 함께 깊은 잠을 자며 행복한 꿈을 꾸시도록 성령께서 축복하시기를 기도할 수 밖에. 그래도 당신에게 이렇게라도 이야기하고 싶어.


비록 같은 교회를 다녔지만, 대학 시절에도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것은 이름 뿐이었던 우리 사이. 사회 생활을 할 때쯤 되어서는 나는 서울에서, 당신은 대전에서 그렇게 서로 할 일을 하면서 지냈던 우리들.


하나님께서 뜻을 두시고, 내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평생의 반려자이자, 내 모든 것의 절반의 주인으로 당신을 내게로 보내셨을 때는 당신이 어떤 점에서 내게 소중한지, 그리고 하나님께서 당신을 내게로 보내신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깊이 묵상하기보다 그저 마냥 좋았었지.


남들 보기에는 어떠하든,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하나 없이 오직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내 아버지시라는 것 하나만 위안삼아 살아가던 내가, 특별한 이벤트나 기억에 남는 것도 없는 청혼을 했을 때, 아무런 고민없이 바로 응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내 나이 30이 되었을 때 결혼을 하고 새로운 인생이 항해를 떠나게 해달라는 어리석고 연약한 자의 지나간 기도와 서원을 잊지 않으시고 응답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분께 감사드렸어.


지금은 하늘 나라에 계시는 우리 부모님께 드디어 당신들의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마디 인사를 하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서 함께 기도하고, 고민하고, 옆에서 힘이 되어줘서 너무 고마워. 당신으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드릴 수 있게 해 줘서 너무 고마워.


어느 덧, 우리 결혼한지 2년하고도 한달이 되었네. 아기 예람이가 태어난지 10개월이 되어 가고. 내가 윤희에게 익숙해져 가는 건지, 아니면 윤희가 나에게 익숙해져 가는 건지는 모르지만 날이 갈수록 당신이 함께 사는 것이 점점 더 좋아. 시간이 흐를수록 이쁘게 보이고,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라는 생각에 언제나 든든해.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당신이 네게 권해준 '몸에 밴 어린 시절'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은 보면 볼수록 나를 돌아보게 해.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책에 언급되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너무 가슴 아팠어. 여전히 나도 어린 시절에 받았던 상처들, 부모님으로부터 받았으면 했던 사랑들을 가슴 저 깊은 곳에 묻어두고 있었나봐. 그래서 책에 나온 환자들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아서 하나님께 묻게 돼.


'사랑의 하나님, 자비의 하나님. 세상에는 참으로 아프고, 슬프고, 절망하는 이들이 많아요. 그들에게 사랑을 주소서. 완전한 당신의 사랑을 그들이 알게 하소서.'


그래. 당신이 말한 대로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부모로서 어떻게 말하고, 행하고, 사랑을 전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신 사랑하는 예람이에게 아빠로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참으로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신 사랑으로 예람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인지. 더 나아가 앞으로 태어날 우리 아이들, 자라고 있는 친척 아이들, 또 세상에서 자라고 있는 다른 아이들이 나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온전히 하나님 원하시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려면 내가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하나씩 생각하게 돼. 멋진 책을 읽으라고 추천해줘서 정말 고마워.


당신과 함께 부여에 갔던 올해 추석은 조금은 당신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기회였어.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이야기를 당신에게 들었을 때는 마냥 부러웠었어. 나는 전혀 받아보지도 못했던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것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이번에 할머니 산소와 큰집, 고모집에 가서 다시금 당신의 그 시절을 떠올렸을 때는 가슴이 많이 아팠어. 때로는 외로웠고, 때로는 행복했고, 때로는 즐거웠고, 때로는 슬펐을 당신의 어린 시절이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마냥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걸 왜 나는 생각하지 못하고 당신이 집에서 이야기했을 때는 공감하지 못했던 것일까.


여보, 미안해. 내가 원하는 바는 있지만, 당신이 싫어하니까 당신에게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던 말. 사실 그 말을 당신에게 하기 전에 내가 먼저 당신에게 다가가 당신의 이야기들에 공감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 당신이 하나하나 지적하는 것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틀린 것이 아니어서 너무도 가슴을 깊이 찌르는 것들이기에 내가 상처 입을까봐 먼저 나만을 생각하고 방어하기 위해 당신을 생각하지 못하고, 당신에게 상처입힌 것들.... 미안해.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순간이 지나면 비록 가슴이 찢어지고 상처를 입었다고 할지라도 오히려 당신을 더욱 사랑스러운 존재로 여기게 하셨어.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사랑하기에 미안하다는 말은 하는게 아니고, 사랑하기에 고맙다는 말은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나봐. 하지만, 사랑하기에 고맙고, 오히려 사랑하기에 미안한 점이 더욱 많은 것을... 그래서 참으로 내 삶은 모순이 많은 것 같아.


하나님께서 앞으로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당신을 한번 더 안아주고, 한번 더 당신 손을 붙잡고 기도하는 내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하시기를 기도해.


여보. 이제 시간이 너무 늦었네. 우리 못다한 이야기는 내일 하도록 하자. 당신과 예람이를 비롯해서 대전에 계시는 장인어른, 장모님, 처형 가족들 모두 이밤 평안한 밤이 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잘 자, 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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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6월 13일, 내일이 되면 하나님께서 아기 예람이를 저와 윤희에게 선물로 주신지 6개월이 됩니다. 아빠, 엄마가 된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예람이로 인해 많이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아내 윤희도,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하나하나 부모로서의 마음가짐과 삶을 배워나가고 있지요.


더불어 옛말에 일렀던 것처럼, 부모가 되어서야 저희를 낳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예람이는 엄마 젖을 먹습니다. 아기를 위해서 윤희가 워낙에 꼼꼼하게 건강과 먹을 것을 잘 챙기기 때문에 여직 예람이는 아픈 곳 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축복이 너무나 놀랍고 감사합니다.


아내 윤희는 언제나 아름답고, 예람이가 특히나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때가 많이 있습니다만, 제게 있어 아내가 가장 아름답고 예람이가 귀여운 장면은 바로 젖을 먹는 모습입니다. 아기에게는 단지 '배고프다. 나도 좀 먹고 살아보자.'라는 본능의 의미를 가지는 순간일지라도, 제게는 숭고하고, 귀엽고,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아기를 키워보신 모든 부모님들께서는 동의하실 것입니다.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쥐고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먹을 때의 아기의 귀여움과 엄마의 자비로운 모습, 그리고 그 평화로움.... 아무리 여러 번 보고, 많이 생각을 해봐도 결코 질리지 않습니다.


언제인지 정확한 날짜는 생각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오늘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그리 오래 전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제가 장황하게 늘어놨지만, 그 날 역시 아름답고 숭고한 장면을 저는 지척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지켜보고 있자니 '고녀석. 누구 아들이길래 이렇게 귀여워?', '아이구, 잘 먹네. 많이 많이 먹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잘 자라라.', '얼른 예람이가 젖을 떼야 할 텐데.. 저거 원래 내꺼였는데 예람이한테 뺏겼네.'-허걱. 이건 미성년자 관람불가에요!-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한참을 앉아 있었더니 힘들어서 거실에 드러누웠습니다. 확실히 그런 면에서 보면 엄마는 위대합니다. 아기 젖 먹일 때는 아무리 힘들어도 고정 자세로 아기가 젖을 다 먹을 때까지 자세를 풀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 예람이는 배가 고프거나, 졸릴 때 빼고는 찡그리지도 않고 아주 잘 놉니다. (응? 모든 아가들이 그런가요?-.-) 그날도 윤희가 젖을 다 먹이고 제 옆에 눕히자 바로 자기 손을 보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임무를 완수(?)한 윤희가 예람이 옆에 누웠습니다.


보통 남편들 집안에서 그런 것처럼 저도 위에는 난닝구 하나만 걸치고 있었습니다. 우리 셋은 그렇게 거실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그런데...... 아뿔싸! 제가 그만 아내의 말에 해서는 안될 대꾸와 행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제가 한 몸매 합니다. 웃통을 벗고 제 양 엄지손가락으로 옆구리를 쭈루룩 훑어내리면 제 갈비뼈 부근을 지날 때 제 머리속에서는 '띵.똥.땡.뚱~' 하는 가야금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한 때는 저도 근육질 남성이 되어보고자 하는 소망만(!) 가지고 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팔굽혀 펴기 200 개씩. 그 결과 지금은 어깨를 최대한 움츠리면 가슴 근육이 무려 1Cm 정도나 나옵니다.(-.-)


우리 마님, 난닝구 너머로 제 가슴 근육을 봤나 봅니다.


"아이구, 저것도 근육이라고."
"이게 뭐 어때서? 내 근육을 보여줘?"


그러면서 저는 최대한 어깨를 움츠리고는 무려 1Cm에 해당하는 가슴 근육을 드러내기 위해서 용을 썼습니다. 마침 윤희가 심심했던 모양입니다. 제 아내 윤희는 즉각적인 반응으로 저에게 있어 아주 숭고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강제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예람아. 아빠한테 젖 달라고 해~"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제게 있어 아름답고, 숭고하고, 귀엽고, 기타 등등. 그런 순간을 더럽히려는 것 같은 윤희를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소리쳤습니다.


"아니 지금 뭐하는 시츄에이션이야? 그걸 말이라고 해?"


그리고서는 조금 과장해서 런닝구를 벗어 던졌습니다. 음. 조금 많이 과장했네요. 크흐흐. 감히 진짜로 벗어던졌다가는.... 싸대기만 얻어 맞는게 아니라 공포의 손가락 이단 옆구리 찌르기를 당할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요즘 들어 저는 아내가 조용히 저를 방 한구석으로 불러서 '얘기 좀 해' 라고 말할 때가 무섭습니다. 으흑흑.


여차여차해서 저차저차한 저는 런닝구를 벗어 던지고는 다시 거실에 누워서 예람이를 보고 외쳤습니다.


"예람아, 엄마가 이상한 소리를 다한다. 그치? 지금 한 엄마 말은 듣지 말고 아빠 말 들어. 알았지?"


그리고는 왼손으로 제 가슴을 탁탁 소리나게 두드리고는 예람이에게 말했습니다.


"이리 와. 예람아, 젖 먹자."


그 모습을 낄낄거리며 감상(?)하던 우리 마님은 정말로 예람이를 안아다가 제 젖을 물리려고 했습니다. 물론 저는 잽싸게 일어나서 도망쳤죠...(-.-) 정말 우리 예람이는 하마터면 인세에 보기 드문(?) 아빠 젖을 먹는 아기가 될 뻔했습니다.


아마도 엄마 젖만 먹고 자란 아이보다 두배로 똑똑하고, 귀엽고, 건강하지 않을까요? 우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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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님은 저랑 성격이 반대되는 면이 많습니다.


MBTI 검사에서 저는 보편적이고도 평범한 ISFP 타입이 나왔습니다. 물론 검사 결과 동점인 항목이 두개나 되고, 나머지 두가지도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아서 '나는 이중인격자도 아니고, 설마 다중인격자란 말인가?'라며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만, 어쨌든 결과가 저렇게 나왔습니다.


반대로 우리 마님은 INTP가 나왔다더군요.


그래서 맨날 저를 구박합니다. N은 N끼리 통한다는 둥, N끼리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는 둥, 저랑은 N과 S라서 남극과 북극처럼 멀리 동떨어진 세상에 산다는 둥,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하다는 둥.... 뭐, 삼천리 금수강산 여행다녀 올 정도로 극과 극을 달린다며 차이점을 늘어놓습니다. 원래 N과 S는 서로 끌어당겨서 찰싹 달라붙어 잘 안떨어지는데.... 힝.


마님은 심리학에 대해서 많이 공부했습니다. 상담심리쪽은 아니지만, 교육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많은 공부를 해서 저보다 훨씬 이론에 빠삭합니다. INTP의 성격을 가진 모든 사람이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마님은 제가 옆에 있으면 심각하게 뭔가를 하다가도 심리 검사다, 테스트다 하면서 저를 괴롭히기 일쑤입니다.(-.-).. 때로는 제 말과 행동, 생활 모습을 심리적으로 분석해서 저를 후천적 애정결핍 겸 생활파탄자로 만들기도 합니다.


괜스레 자기가 해야할 일을 저한테 넘기거나 아니면 그냥 같이 옆에 와서 놀면서 이런저런 말을 하며 저를 깔아뭉갭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그런 모습도 이뻐 보이는 걸..:)-


절대 아니라고 어디선가 '두고보자' 이를 갈 수도 있겠지만, 저도 할 말은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이제는 나도 말할 수 있어요! 물론. 웃자고 한 소립니다. 진짜라도 믿으면 곤란합니다. 저 그렇게 안 살아요~



아무튼, 어느 날 밤에 아내가 컴퓨터를 하고 있을 때, 살며서 다가가서 뒤쪽에 있는 침대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마님 뒤를 돌아보더니 제 옆에 앉았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홍두깨로 어퍼컷을 날리는 상황을 능가하는 멘트를 날렸습니다.


"자기는 가만히 보면 질투심이 참 많은 거 같애."


순간 너무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뭘 보고 저런 말을 하는 걸까?

그래서 대답했습니다.


"당연하지. 난 윤희 너에 대해서 소유욕이 대단한 남자야. 당신이 딴 남자 만나고 다니면 무쟈게 질투해."


"이쁜 건 알아가지고. 언제 그렇게 질투했어?"


"당신은 다른 남자한테는 너무 잘해주면서 정작 남편인 나한테는 마구 함부러 하잖아."


"편해서 그렇지~"


음. 그 한마디로 다 용서가 된다, 용서가 돼.


조금 지나서 다시 마님은 검지 손가락으로 제 가슴을 콕콕 찌르면서 말했습니다.


"자기 솔직히 말해봐. 내가 보기에 자기는 가족 중에 누구누구에 대해서 비교의식을 가지고 질투하는 것 같애. 내가 직관적이거든? 딱 보기에 그렇게 보여. 빨리 사실을 말해."


"내가 그렇게 보이던? 캄캄한데서 콧구녕 쑤시며 코딱지 파다가 코피터지는 소리하고 있네."


그랬더니 우리 마님 재미있었나 봅니다.

잠시 웃더니 손가락 두개를 쫘악 펴서 제 눈 앞에 가져다 대면서 저에게 물었습니다.


"이게 뭔지 알아?"

"뭐긴 뭐야, 가위지. 나랑 가위바위보 하자고?"


그러자 우리 마님 말씀하시기를,


"예전에 어느 나이 지긋하신 교수님 밑에 연구원이 있었는데 그 연구원이 컴퓨터로 뭔가를 보고 있자 교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대. '뭔 그런 것을 보고 있냐! 눈구녕을 콱 뽑아블랑께' 자기도 눈구녕 확 뽑아버리기 전에 빨리 사실을 말해!"


우리 마님 갈수록 터프해집니다.

머지않아 제가 감당하지 못해서 온통 얻어맞고 살지도 모릅니다.

꺼이꺼이.


우리 마님 독심술이 이 정도입니다. 잘못하다가는 눈구녕 뽑히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질투심 많은 남자로 살아야 합니다. 앞으로 살면서 열심히 주변을 살피며 '나는 오늘 누구누구에게 질투를 했다' 메모를 해서 집에 가면 마님께 들려줘야겠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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