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ies/연애일기'에 해당되는 글 45건

  1. 2009/11/17 용비 01. 인연찾아 삼만리
  2. 2009/11/17 용비 들어가며
  3. 2009/09/02 용비 29. 미약함
  4. 2009/08/28 용비 28. 짜증내서 미안해
  5. 2009/04/15 용비 27. 짜증
하고자 맘만 먹으면 뭐든지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열정과 일단 한번 해보자는 도전정신으로 넘쳐 흐르던(?) 몇년 전 대학생 시절 어느 날.
(따지시면 곤란합니다. 지금에 비하면 그때 그랬더란 이야기입니다....-.-)

교회에서의 모임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중에 올려다본 밤 하늘은 반짝이는 몇개의 별을 제외하고는 온통 어두움에 둘러쌓여 있었다.

군데군데 켜져 있던 가로등 불빛 아래 교정의 Endless Road도 어두웠다.

자전거를 타고 가며 그 때 문득 들었던 생각.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아마 그날의 어두운 밤 하늘 기억은 내 마음의 반영이었으리라.

여기저기 손에 손을 잡고 학교 근처의 시내로 나가는 캠퍼스 커플들의 모습이 그날 따라 왜 그렇게 멋있게 보였는지..

'나도 내 자전거 뒤에 사랑하는 이를 태우고 교정을 거닐 수 있다면...'

그러나 당시 교회에서의 이성교제를 금기시하던 분위기와 현실적,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나에게는 꿈과 같은 이야기였다.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못 믿으실지 몰라도, 당시 남들 앞에 나서서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를 싫어했던 내성적인 내가 마음에 드는 아가씨 앞에 나서서 교제하자고 말할 용기도 전혀 없었지만....

기숙사로 돌아가며 그 때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었다.

내 생에 연애는 한번으로 족하다.

어쩌면 그 순간을 이겨내기 위한 자기 위안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의 그 생각이 지금까지 살아오며 맺어온 수많은 인간관계들 속에서 뭇 여성들을 대하는 제 삶의 기준이 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사람이 내 인연일까?' 라는 생각을 갖고 사람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혼자서 고민하고 기도하다가 인연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기도제목을 나누고 서로 중보하는 관계로 바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었던 생각이 바로 이와 같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서로 부대끼며 사람과 세상에 대해서 배웠고, 나서서 찾지 않으면 결코 자신의 몫을 찾을 수 없는 세상의 삶을 통해서 매사에 자신없고, 나서기 싫어하는 나 자신의 결점을 조금씩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와 알고 지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는 조금씩 가르침을 베푼 삶의 스승들임에 틀림없다.
그들이 따뜻한 환대가 없었다면 아마도 뒤에 숨어 있기를 잘했던 내가 세상에서 함께 어울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안 믿기십니까? 처음에 너무 세상물정을 몰라서 그때 생긴 제 별명이 철진입니다.-.ㅜ
당시 간첩 이철진이라는 영화가 유명했었죠? 푸흐흐흐.)

그런 와중에 나 자신 또한 인간이고 나이가 들어 가기에, 과연 하나님께서 맺어주시는 인연이 어디에 있을까 많이 고민하고 기도했다.

과연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할 인연을 찾음에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가 순수한 것일까?

나 자신 배우자 될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저 신앙이 같고, 내가 힘들어 지쳐 있을 때 따뜻하게 안아주고,
앞으로 나 살아가며 이루고 싶은 비전을 함께 이뤄갈 수만 있다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이런 기준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과는 많이 달랐나 보다.

때로는 사랑이 넘치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이고
평생을 함께 비전을 이뤄갈 수 있겠다 싶은 사람이 나와는 종교가 다른 사람일 때도 있었고, 종교도 같고 사랑도 넘치고 비전도 함께 할 수 있겠다 싶은 사람은 정작 나 자신을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아무리 내가 원하고, 아무리 내가 보기에 상대방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더라도, 서로간의 코드와 기호가 맞아야 하고, 서로간의 감정을 공유해야 하기에,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인연을 찾는다고 하는 중에 시간이 흘러흘러 어느 덧 몇년이 지났을 때, 주변에서는 나에게 서서히 스트레스를 주기 시작했다.

그동안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결혼 적령기에 이른 청춘남녀들이 명절 때 고향에 내려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기는 했지만, 정작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특이하다 여기실지 모르지만, 누군가의 소개를 통해서 연애를 목적으로 만남을 갖는 것이 나는 너무나 싫었다.

내가 세상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만나고 어울리는 사람들 중에서 연애 상대자를 찾고 싶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자를 이미 내 주변에 보내셨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소개시켜 줄 테니 얼른 연애를 하라는 권유를 듣는 것은 - 비록 나를 사랑하셔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을 내가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할지라도 - 나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결국 주변에서의 권유를 이기지 못하고 2004년 12월 말까지만 제 주변에서 내가 직접 찾아보고 그래도 못 만나게 된다면 말씀하신 분들이 만나보라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겠다고 약속까지 하게 되었다.

결혼 적령기에 가족들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수많은 이땅의 열혈 청춘 남녀분들의 심정에 절대적으로 동감할 수 있었다. 흑흑흑.

그 뒤부터 나는 발등이 불이 떨어진 심정으로 내 주변 사람들을 놓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러나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면서 찾아도 나타나지 않은 인연인데 조급한 심정으로 찾는다고 나타날까?

이래저래 주변에서는 스트레스 받고, 마음먹고 기도했던 사람에 대해서 결국 이 사람이 아닌가벼라는 결론을 내리고는 고민할 때가 많았다.

이 쓰라린 가슴을 누가 알 것인가?
아픈 가슴을 안고 잠못이루는 밤에 침대에 누워서 무협소설을 읽는 기분. 아무도 모를 것이다.

글을 읽다보면 고민이고 뭐고 다 없어져버리고 책에 푹 빠져 황홀감에 젖어 희죽거리게 되는 그 기분을 누가 알겠는가?
(어라. 이게 아닌데..-.-)

하여튼 정말이지..
인연을 찾는 것은 사람을 찾아 삼만리나 되는 길을 걸어가는 것과도 같은 심정이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yongbi.net/rss/response/204

들어가며

Diaries/연애일기 2009/11/17 09:27 용비
실제로 이곳에 업데이트 되는 내용은 일단 제 개인홈페이지에서
적어 놓은 것을 조금씩 수정해서 올리게 될 듯 합니다.^^..
시간 차이가 있을 겁니다. 그냥... 자기 만족으로 올립니다. ㅋㅋㅋ
------------------------------------------------------------
저는 제 삶에 연애는 없을 줄 알았습니다.
아니 하게 되더라도 조금 더 늦게, 나이가 더 들어서 시작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연애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있어 함께 하는 시간에 중요함의 차이가 있을 리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든 이들이 연애를 쉽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며, 함께 서로의 사랑을 더 아름답게 가꾸어 갔으면 하고 소망도 해봅니다.

제게 있어 연애란 제 평생 모든 것을 걸고 사랑할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일상 생활들의 나열입니다. 그만큼 연애는 제게 있어 어려운 것이었고, 소중한 것이었고, 또한 평생에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만큼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덧....
저도 연애를 하게 된지가 벌써 5개월이 넘어가네요.

어쩌면 평생을 함께할 사랑이기에 그 긴 세월에 비하면 극히 짧은 순간일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기쁨을, 때로는 가슴앓이를 한 소중하고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소중하기에, 조금 더 지나면 지나간 시간들을 잊어버릴까봐 조금씩 정리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 기록이 평생을 통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옆에서 도우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저와 윤희가 함께 만드는 제 기억속의 일기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yongbi.net/rss/response/202

29. 미약함

Diaries/연애일기 2009/09/02 08:10 용비
어제는 밤 늦게 야근을 했다. 집에 가니 밤 11시가 넘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는 아이들을 빨리 재워서 내일 문화센터에 데리고 가야 한다고 짜증을 냈다.

'늦으면 항상 늦던지, 아니면 항상 빨리 오던지.'

힘들다고 하면서 내는 짜증을 받아주다가 저 말 한마디에 분노가 치밀었다.

'내가 늦고 싶어 늦었나. 전화를 안하고 늦었나.
일을 하다보면 늦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놀다가 온 것도 아닌데.
직장에서 죽어라 일하고 스트레스 받고 집에 오면 저런 소리나 듣고 있어야 하다니.'

그 짧은 시간에 폭풍처럼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휘젓고 지나갔다.
나는 역시 돈을 벌어오는 머슴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리를 버럭 질러버렸다.

'누가 너 힘든 거 몰라? 일을 하다보면 늦을수도 있는거지 왜 그렇게 매사에 짜증이야?'

글쎄. 내가 너무 앞서가는지도 모르겠다.
아내 역시 하루 종일 애 둘 건사하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아내는 아내 나름으로 자기 힘들었다는 것을 나에게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좀 더 좋은 말로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역시 하루 종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짜증이 나 있는 상태에서 집에 온 뒤,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러버린 나 자신의 인내심에 대한 실망과 함께,
아직도 아내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 내 처지가 많이 씁쓸하다.

난 언제나 강해질 수 있을까.
부지런히 예수님을 따라가려고 하다보면, 언젠가 예수님을 조금씩 닮아가겠지.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yongbi.net/rss/response/175

어제는 업무로 인해서 늦게 퇴근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가 늦은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아내와 아이들이 그때까지 잠을 안자고 있었다. 반기는 아이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한참을 있다가 씻으러 들어갔다. 샤워를 하는 중에 예린이가 울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아내는 예람이와 싱크대에서 씨름하고 있고,
예린이는 안방에서 졸려서 울고 있었다.

내가 나가니 아내는 짜증을 온 얼굴로 표시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샤워를 왜 지금 하느냐. 애가 울면 나와야지.' 라는 게 요지였다.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그게 그렇게 짜증낼 일인지도 싶고,
직장에서 종일 스트레스 받고 집에 와서 이게 무슨 꼴인지 싶기도 하고...

순간 울화가 치밀어서 '그럼 어쩌라고. 씻고 있다가 그냥 나와?' 소리 질렀다.
저럴 때 상황은 정말 이해할 수 없지만,
작은 방에서 예람이를 재우면서 '또 내가 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만 참아 넘기면 될 것을, 나는 또 내 자신에게 무너졌다.

여보. 짜증내서 미안해.

주님. 저에게 주님의 인내를 배우게 하소서.
오늘 하루, 아내와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평강과 은혜, 사랑이 넘치는 하루가 되기를....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yongbi.net/rss/response/171

27. 짜증

Diaries/연애일기 2009/04/15 08:18 용비

어제 퇴근하고 예람이를 재운 다음에 아내가 짜증을 냈다.

신경질을 부리면서 안방에서 자고 있던 예람이를 대뜸 안더니 작은 방에 데려다 놓았다.

하루 종일 애들과 씨름하면서 고생하고 있는 것 안다.
내가 자기 상황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속상하고,
자신에게 신경 써주지 않는다고 쉽게 짜증을 내는 것 같은데.

아내가 하는 행동을 보니 나도 화가 많이 났다.
도대체 누가 더 스트레스를 받고, 덜 받고, 누가 더 고생하고, 덜하고...
이거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마도 아내는 내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떤 종류인지 짐작도 못할 것이다.
내가 아내가 집에서 하루종일 아이들과 있으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짐작 못하는 것처럼.
그런 상황에서 누가 더 고생이니 어쩌니 따져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화풀이 대상이 나밖에 없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그만이지만,
요즘 아내는 너무 감정 변화가 심하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창밖을 내다보며
'하나님. 오늘은 저도 아침에 짜증이 나네요. 감사기도 못드려서 죄송해요.
예람이, 예린이, 애 엄마, 저. 이렇게 저희 가족 오늘 하루도 주안에서 평안케 도와주세요.'
기도를 드렸다.

기도하고 나니 생각나는 찬송이 있었다.
출근 버스 안에서 계속해서 찬송을 불렀다. (물론 속으로만.)

인생 별거 있을까?
오늘 하루 주안에서 즐겁게 살면 되지 않겠는가?
부디 아내도 나와 같이 즐거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축복하시기를 기도한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yongbi.net/rss/response/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