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싸이월드가 생각나서 한번 들렸다.
일촌 목록을 보니 그동안 참으로 많은 인연을 맺었구나 생각이 든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1촌들에 대한 소개.
중간에 끼어들게 된 사람들이 많아서... 그리고 언제 끝날까 싶어서 중단했던 기억.
글을 써볼까 하고 비공개로 끄적거렸던 흔적들.
남이 볼까봐 몰래몰래 답답한 심경을 적어놓은 것들.
돌아보니 모두 재미있었던, 그리고 소중했던 기억들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싸이월드를 전혀 하지 않고,
그냥 내 개인 블로그만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정도.
시간을 내서 예전의 반가웠던 이들에게 허락하는 대로 인사나 해야겠다.
근데 그냥 모든 계정들을 하나로 통합해서 관리하는 뭔가를 만들어볼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
그러자면, 개인 블로그를 수정해야 하는데..
귀찮다.. -.-
이제 추석이다.
명절... 잘 보내야지. 아자잣!
어제는 점심을 먹기 위해 좀 먼 길을 걸었다.
회사에서 삼성 본관까지 걸어갔으니 꽤나 걸은 게다.
오직 좀 더 맛있는 '순대국밥'을 먹기 위해서.
사실 사람은 먹어야 사는 존재고, 인상 삼락 중 하나가 식도락이 아니던가.
천장이 조금 낮은 이층으로 안내되어 순대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들깨 단지에서 들깨를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순대국밥 그릇이 서서히 비어갈 무렵,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기다리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얼른 먹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려는 순간!
대각선 방향에 앉아 있던 조현상 연구원인지 정택헌 연구원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손가락으로 들깨 단지를 가리키더니
'이게 나와서 기어 다녀요.'라고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친구야, 그럴 때는 시끄럽게 난리치며 말했어야지!)
뭔가 싶었다.
그래서 들깨 그릇을 치우고 들여다 보았다. 자세히.
우리의 늠름한 구더기님께서 식탁 한쪽을 꼬물꼬물 기어가고 있었다.
아주 힘차게. 열심히.-.-
순간 열심히 먹으려고 떠 놨던 앞접시에 있는 순대국밥이 개밥으로 보였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미 먹어버린 음식들은.
그나마 다른 사람들은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는데 난 30% 정도는 남겼다는 걸 위안삼아야지.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쏘냐!
그래서 건강하고 튼실한 구더기님과 가게 간판을 찍어서 트위터, 페이스북에 올렸다.
뭐, 내가 워낙에 인기가 없으니 가게에 손해는 안 날 것이다.
다른 테이블에서 먹던 사람들은 맛있게 순대국밥을 먹고 있는데....
우린 순전히 그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아무 말 않고 그냥 나왔다.
아마 내가 강남에 있는 한, 다시 저 가게에 가서 순대국밥을 먹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한가지 추억이라면 추억을 남긴 구더기님의 만수무강을!
젠장....-.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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