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에 해당되는 글 29건

  1. 2015/01/12 용비 독서의 왕도
  2. 2013/11/27 용비 따님의 선언!
  3. 2011/09/02 용비 편지쓰기 놀이
  4. 2011/02/14 용비 적당한 게 좋다
  5. 2011/02/14 용비 예린이의 반격

독서의 왕도

Diaries/육아일기 2015/01/12 00:17 용비
아이들을 키우면서 모든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생각들이 있다.
'혹시, 내 아이는 천재가 아닐까?'
'내 아이는 성공해야 돼!'

그런 생각들에 기반하여 열심히 아이들을 '조기교육', '선행학습'의 환경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그래서 유치원 다니면서 뛰어 놀아야할 아이들이 학습지나 학원을 여러곳 탐방(?)하느라 밤 늦게까지 고생이다. 안타깝고도 불쌍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라고 그런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솔직히 내 룸메이트와 부부싸움을 정말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 특히 첫째 교육에 있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부싸움이 일어난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주변에서 다 그렇게 하고 있는데 우리만 교육을 안 시키면 뒤떨어지고 왕따를 당한다는 이유로 우리 마님은 첫째 아들에 대해서 굉장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룸메이트가 아들에게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독서 습관이다. 본인이 원해서 양질의 책을 찾아서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 맨날 둘이 싸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어른도 갖추기 힘든 습관을 이제 초등학교 2학년한테 '말 안해도 알아서 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나마 우리 애들은 공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예체능, 이를테면 바둑이나 바이얼린, 피아노, 수영, 발레 등을 하고 있어서 다행일까.

나는 평소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판타지나 장르문학, 대하역사 소설을 주로 읽는다. 처음에 우리 마님, 내가 그렇게 책을 보는 모습을 대단히 못마땅하게 여겼다.  한번 책을 보기 시작하면 끝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보는 것이 심히 눈에 거슬렸나보다. 뭐, 이 몸의 집중력이 원래 대단하긴 하지만... 크흐흠. 암튼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고, 내가 그렇게 책을 읽는 것은 대단히 거슬려하시는 우리 마님께서 갑자기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있었다. 아동 전문가 중에 어떤 분이 판타지만 읽는 아이에 대해 걱정하며 상담을 요청한 어느 부모님께 이렇게 답한 것을 온라인으로 읽은 것이다.

'당신의 자녀가 그 어려운 판타지를 본다면? 아주 잘하고 있다. 칭찬해 줘라.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판타지를 읽는다면 그거야 말로 대단한 일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위와 같은 내용이었다.
요즘 우리 아들 그 두꺼운 10권짜리 판타지를 열독하시는 중이시다. '퍼시잭슨과 올림푸스의 신'이라는 책이다. 그렇게 시켜서만 하고, 만화만 읽으려하고, 책 읽기를 힘들어하시던 우리 아드님이 몇시간동안 계속해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며 우리 마님, 입이 찢어진다, 요즘.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 전집, 탈무드 전집을 사주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우리 마님 내가 판타지 읽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어떤 글이든 잘 쓰인 글에는 사상과 인생이 있다는 나의 말에 콧방귀를 뀌던 우리 마님의 인식이 변했다.

독서에 왕도가 있을까? 자신이 재미있는 글들을 읽고, 감동을 느끼며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왕도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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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님의 선언!

Diaries/육아일기 2013/11/27 16:38 용비
저희 집에는 [예린]이라는, 커갈수록 예뻐지는 따님이 있습니다.
얼굴도 점점 더 갸름해지고, 하는 짓도 이쁜 짓을 많이 합니다.
모든 딸들의 공통점일까요?

요즘엔 잠잘 때, 아빠랑만 잔다고 합니다.
아빠가 제일 좋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부동의 1위였던 엄마까지 제가 제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의 세뇌 덕분에 이제는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만지면서
'이 엉덩이는 누구꺼?' 라고 물으면 아주 자연스럽게 '아빠꺼!'라고 말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저를 좋아하고, 저만 찾아대는 우리 따님이...
어느 날 갑자기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선언을 해버렸습니다...ㅠ.ㅠ

때는 온 식구가 저녁을 먹고, 마님은 애들하고 놀고 저는 설거지를 하던 어느 날 밤.
갑자기 따님이 엄마한테 심각하게 이야기 합니다.

"엄마. 나 빨리 결혼하고 싶어!"

설거지하던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헉???? 이건 뭥미????'

엄마도 깜짝 놀라면서 물어봅니다.
"왜?"

우리 딸 저를 흘끔 쳐다보더니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엄마처럼, 아빠 다 시키게!"

이런......>.<
요즘 유행하는 응답하라 1994에서 나온 대사 한 구절로 저의 심정을 표시할까 합니다..

"아따! 지랄이 풍년이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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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쓰기 놀이

Diaries/육아일기 2011/09/02 09:01 용비
요즘 예람이가 글자를 배우고 있다.
며칠 만에 제법 읽더니 이제는 글자를 쓰고 있다.
아직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매일 아뻐한테 편지를 써서 준다는 것.
나도 그래서 매일 답장을 써야 한다.
그 안에 사탕 하나를 담아서..ㅠ.ㅠ

아이에게 글자를 익히는 것을 놀이 삼아 가르치다보니 희망이 생긴다.
이제 곧 책도 혼자서 볼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언제부터일까.
어두운 밤 스탠드 하나 켜 놓고 정성들여가며 자필로 편지를 쓰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아예 그것도 귀찮아 한다.

세월이 흘렀을까.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내 자신을 돌아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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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게 좋다

Diaries/육아일기 2011/02/14 11:22 용비
어제의 일이다.
교회를 다녀와서 집에서 아이들과 노는 중에 쇼파에 앉아 있으려니 예린이가 다가와서 안겼다.
그래서 예린이를 꼭 끌어안고 뺨을 들이밀며 예린이게게 한가지 요구를 했다

"자, 아빠 뽀뽀~"

그러자 예린이가 살포시 웃으며 "쪽" 소리를 내며 뺨에 뽀뽀를 했다.
너무 귀여워서 또 요구했다.

"한번 더~"
또 뽀뽀를 해줬다.
"한번 더~"
또 해줬다.
.....

말하기 귀찮았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자, 이제 계속~~~"

그러자 예린이.
혀를 내밀더니 뺨을 쓰으윽 핥았다...(-.-)

과도하게 요구하면 항상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인가 보다.
예쁜 딸이 해준 것이라 기분은 좋았지만.....
에이. 찝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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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이의 반격

Diaries/육아일기 2011/02/14 11:18 용비
요즘 예린이가 예민하다. 아니 예리하다고 해야 하나?
이제 예린이가 태어난지 28개월째.
그런데 대화를 하다보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의사표현 능력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며칠 전의 일이다.
우리 아이들은 아내의 교육(?) 때문에 잠을 자기 전에 책을 몇권씩 읽어주면 잠드는 것이 습관화되었다.
그 날도 자기 전에 책을 읽어달라고 아이들이 책을 가져왔다.
아내와 나는 그 중에 2권만 읽고 자기로 아이들과 약속을 하고 2권을 읽어줬다.

그런데, 예린이. 책을 또 가져왔다.

"약속했잖아. 두 권만 보고 자기로."
"잠이 안 와. 읽어죠~~~"

떼를 쓰는 예린이에게 말을 하는데, 문득 예전에 '거북이'가 불렀던 '왜 이래' 유행가가 생각났다.
'~ 안된다면 내일해! 화내지말고 내일해' 라는 부분을 곡조에 맞춰서 이렇게 얘기했다.

"다른 책은 내일봐! 심심해도 내일봐!"
그랬더니 우리 예린이. 바로 반격을 했다.
"안본 책은 지금 봐!" (-.0) -> 한대 맞아서 멍든 것 같은 기분.ㅜ.ㅜ

어, 아무튼. 요즘 아이들 너무 예리하다. 커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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