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일기'에 해당되는 글 45건

  1. 2009/11/17 용비 16. 아내의 변천사.
  2. 2009/11/17 용비 15. 뻥이야.
  3. 2009/11/17 용비 14. 너에게 난, 나에게 넌.
  4. 2009/11/17 용비 13. 아내에게 비밀인 이야기 하나.
  5. 2009/11/17 용비 12. 내 품은 약.품.

그동안 별로 내용도 없는 글로 게시판 목록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아내의 변천사"에 대한 내용을 기어코 오늘은 채우고야 말겠다는 굳은 다짐 속에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소개드리고 싶은 내용은 바로...

다름 아닌, 미리 말씀드린 대로.....

마당쇠 용비가 모시고 살고 있는 이제는 우리집 "지존"이 되어버린

구윤희 마님의 애교 변천사에 대한 간략한 서술입니다.


그럼 기억을 헤집어서(?) 시대별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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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찬란하고 조신한 구윤희 양.


결혼 전.


제가 지금은 마님을 모시고 사는 요모냥 요꼴(?)이지만,

저에게도 용비군과 구윤희양이 만나는 연애시절이 있었습니다.

(뭐, 우리 마님은 이건 어디까지나 제 입장에서 본

제 생각일 뿐이라고 강변하시겠지만,

글이란 건 상당히, 어디까지나 쓰는 사람 맘이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마님의 반응은 그냥.. 무시합니다.)


그때는 제 눈의 안경이라고....

어찌나 얌전하고 조숙하고 참하고 아릅답고...

아,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아니라

아무튼 그때는 구윤희양 행동이

생판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같은 생각을 할 정도로...

우쨌든 저랬더랬습니다.


맥주 한잔 하는 자리에서는 얼굴을 45도 얼짱각도로 돌리고,

몸을 살짝 튼 다음 한손을 뺨에 올리고서는...

"저 술 잘 못 마셔요"

이러면서 거부하는 바람에,

괜히 남자로서의 호기로운 모습을 보인다고

생맥주 피쳐 2000시켰다가 혼자 먹느라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제 주량이 맥주 1000 넘어가면 혀가 꼬이기 시작하는데..-.ㅜ


모임을 갖는 자리에서는 아주 조신하게 행동을 해서,

제 주변의 사람들은 '정말 참한 아가씨네'라는 말을 연발하면서,

저를 부러워했더랬습니다.

물론 저는..... 입이 찢어졌죠.ㅜ.ㅜ


그래도 이때 우리 사이는...

서로 높임말을 사용하는 사이였습니다.

연애하면서 대충 2~3개월까지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2. 터프한 요조숙녀 구윤희 씨.


사실 제가 이론으로는 연애 9단이었습니다만,

실제로는 많이 어설펐나 봅니다.

어느 정도 안면 익히는 시간이 흐른 후,

구윤희 양께서는 바로 구윤희 씨로 승격하셨습니다.


어느 날 저에게 구윤희 씨는 한마디 멘트를 날리셨습니다.


"우리 이제 어느 정도 만났고, 서로 특별한 사이니까...

지금부터 말 까자."


한동안 공간을 배회하던 제 정신을 부랴부랴 불러 들인 후,

구윤희 양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것으로 여긴 저는

잠시 고민 후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죠."


그랬다가 바로 뒤통수 맞았습니다.


"아, 바로 말 까자니까 왜 높임말이야."


그 다음에도 몇번 높임말을 하는 실.수.를 하고 말았는데,

그때마다 가차없이 철퇴를 가하는 구윤희 양은

그 이후로 저에게 더이상 구윤희 양으로 남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구윤희 씨로 승격하셨죠.


저는 바로 높임말을 사용하던 사람에게 말을 놓기까지 조금은

시간이 걸리는 타입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냥 막나가게 되는 모습을 알고는

제 스스로도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일명, "돈키호테"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죠. 음화화홧.

(실제로 저를 돈키호테라고 부르신 분도 계십니다...ㅜ.ㅜ)


서로 말을 놓은 뒤로, 더 쉽게 가까워지고,

더욱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고,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높임말을 사용할 때와는 또 다른 좋은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3. 귀여운 공주님 구윤희 님.


구윤희 씨가 된지 얼마나 됐다고...

서로 말을 놓기 시작한 뒤로 구윤희 씨께서는 최단시간에

더 높은 경지에 오르셨습니다.


말을 나누다가 제가 조금 삐진 것 같으면,

'아잉, 왜 그래..' 하면서 제 팔짱을 끼거나,

저를 쳐다보면서 웃으면서 제 앞에서 애교를 피우는데 정말...

저를 얼르고 뺨치는 것을 알면서도

정신없이 휘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참을 제정신 못차리고 휘둘리다 보니,

어느 새 구윤희 씨께서는 구윤희 님이 되어 계셨습니다.

(사실, 우리 마님이 인간 관계에 있어서 눈치는 빠른 편입니다.)


삐지거나 성질이 나 있는 상태에서,

저렇게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애교를 피우면,

왠지 더 진행하기 어렵잖아요?

아니 그럴 때마다 순간 전의 사건을 잊어버리고

입 쩍 벌리고 헤죽거렸던 제가 조금 모자란 걸까요?(-.-).

하지만, 뭐 워때유? 제가 좋으면 그만이지. 히히히.


4. 강력한 카리스마 구윤희 마님.


그렇게 해서 우리는 대략 9개월의 연애를 마치고

결혼이란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이 오묘하고도 놀라운 관계.

길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결혼의 정의에 대해서 고민한 결과,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도 한번 해봐!"


그때부터 구윤희 님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여성도 그렇겠지만, 남성들에게 있어서

결혼 전의 생활 패턴이나 습관들을 모두 아내에게 맞추기란

돈키호테가 제정신이 되는 것 만큼이나 참으로 어렵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결혼 전, 매일 컴퓨터로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무협, 판타지를 읽으면서 우주여행을 떠났던 저로서는

결혼 후 바로 그 생활 패턴을 확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한 5분 서로 얼굴보면서 이야기하다가 보면 더이상 할말 없어

마님 머리카락부터 발가락 끝까지 구경해야 하는 것보다

사실 우주 여행 가는 것이 더 재미있기도 했죠.


그런데 우리 구윤희 님께서는,

저의 그 생활 습관을 뜯어고치기 위해서 "나한테 칼 있수마"를 외치시며

강력한 제재를 가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강력한 지도력을 견디다 못한 저는,

컴퓨터를 하다가도 "자기야, 컴퓨터 꺼!" 소리가 들리면

바로... 끄지는 않고 그냥 사정하게 되었습니다.

"여보, 5분만. 이거 하나만. 어쩌고, 저쩌고.."


말 안 들으면 바로 삐지십니다.

그러면, 정말.. 수습 곤란했습니다.

제가 구윤희 님 옆에서 지금까지 상상할 수도, 경험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었던 애교를 떨어야 했거든요.

뭐, 지금은 익숙해져서 노하우가 좀 쌓였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연락 주슈. 무료로 전수해 드릴테니. 우갸갸갸.


그리고 구윤희 님께서는 바로 저의.. 마님이 되셨습니다.(-.-)

감축드립니다.. 꺼이꺼이. 감격해서 눈물이 날라고 그러네.


그래도 지금은 마님이 저런 말씀을 하시면 한마디 삐약이라도 합니다.

"어허, 마님! 애니와 무협, 판타지 속에도 인생이 있다니까!"

그래도 감히 마님의 말씀을 어길 생각은 못하지만,

저렇게 하게 되었다는 게 어딥니까! 장족의 발전입니다. 흑흑.

또, 감격해서 눈물나올라고 그러네.

여러분은 감히 저렇게 되기까지 저의 피나는 인내와 노력,

두려움 극복의 그 험난한 과정을 감히 짐작조차도 하실 수 없을 겁니다.

사실 별로 안했습니다.(^^)/


이때부터 마님께서는 제가 기분이 상했거나

뭔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여겨지실 때마다

마당쇠인 저에게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바로 옆으로 달라붙어서는,

"자갸, 나 어디가 제일 이뻐?" 라고 묻거나,

"내 어떤 점이 제일 좋아?" 라고 묻거나,

"나 얼마만큼 사랑해?"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면 저는 또 방금 전까지의 현실을 잊어먹고서는,

어떻게 기발하고도 만족을 줄 수 있는 답변을 해야 하나 고민하며

0.1초 만에 대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했습니다.

"그냥 다 이뻐", "다 좋아", "많이 사랑해" 이런 평범한 대답했다가는,

원하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구윤희 마님의

'계속해서 질문하며 옆구리 찌르기' 신공에 시달려야 합니다.

"코가 제일 이뻐" 라고 대답하면 "그럼 눈은? 입은? 얼굴은?..."

이렇게 자꾸 묻는 걸 보니

지금까지 완벽하게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나중에 어디가 제일 이쁘냐고 물었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콩팥이 제일 이쁘다고

말하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아마, 평생에 걸쳐서 찾아야 하는 오묘하고도 험난한 길이 될 것 같네요.


5. 무소불위 구윤희 왕비.


요즘은 그냥 갈 때까지 간 것 같습니다.

그냥 우리 집에서 구윤희 마님께서 왕이십니다.

마님께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셨거든요. 우헤헤헷.

음? 마님이 임신하셨는데 왜 마당쇠가 좋아하냐고요?

왜긴요. 그러니까 제가 돈키호테죠.

어, 아무튼 마님에서 바로 왕비가 되신

윤희 왕비님께서 요즘 심경의 변화가 있으신가 봅니다.

전에도 그러긴 했지만, 요즘 들어 제 건강을 많이 챙기시는 걸 보니

아마도 조금 지나면 저도 마당쇠에서 집사 정도로 올라갈 것 같습니다.


요즘 윤희 왕비님께서는 제가 말 안 들으면 바로 짜증을 내십니다.

제가 마당쇠였다면 짜증도 필요 없었겠죠. 바로 뭉겠을테니.

조금만 더 지나면 '하늘같은'은 택도 없는 희망사항이지만,

'서방'까지는 올라갈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요즘 가끔 윤희 왕비님께서는 저를 호칭하실 때,

'정서방'이라고 부르거든요.(-.-)

'이, 그, 저, 야' 등등의 껄쩍찌근한

지시대명사로 부르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딥니까!


요즘에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쓰려고 해도,

왕비님의 재가가 떨어져야 가능합니다.

'이것 쓰면 나중에 볼 때 재미있겠다' 싶은 내용도

마님께서 "쓰지 마, 쓰면 죽어!" 한마디 하시면 그냥 끝입니다.....


이건 비밀인데요. 제 주변에는 특이한 분이 한분 계십니다.

바로 모두가 모여 있는 장소에서 시원하게 살랑방구를 뀌신 다음에,

자기 스스로가 놀라서 큰 소리로 '뭐야, 뭐야~'를 외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사장님인데요(-.-), 얼마 전에 한분 더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런 왕비님께도 애교스런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한가지만 언급하자면....

대화를 하거나 전화 통화를 할 때

상황설명을 '혀 짧은 목소리'로 하는 겁니다. 낄낄낄.

"점심 먹었어?"

"응, 맛난 거 먹었떠."

으이구, 귀여운 것. 저렇게 하는 왕비 봤습니까? 킬킬킬.


뭐, 새생명이 태어나게 되면 저는 '서방'에서

마당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나 '낙엽'으로 순식간에 추락할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우리 왕비님께서 또다른 애교로 저를 즐겁게 하실 겁니다.

아, 기대된다.


자, 우리 왕비님의 애교가 어떻게 진화될지

저와 함께 기대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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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뻥이야.

Diaries/연애일기 2009/11/17 09:46 용비

저는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대전 유성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에는 저희 뿐만 아니라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함께 지내고 계십니다.


사실, 자녀들에게 너무 헌신적이시고 자상하신 어르신들이라서 '저희 집에 와서 뒷바라지를 좀 해주십사'하는 저희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시고 저희 집에 와 계십니다.


음. 매사에 저희가 장인어른, 장모님의 섬김을 받고 있죠. 으헝헝.


그래서 더욱 기분좋게, 효도를 해야 겠다고 다짐..만을 하고 있는 실정이네요. 얼른 효도를 해야 할텐데. 장인어른, 장모님께서는 저희가 행복하게 잘 살면 그게 효도하는 거라고 말씀하시지만.. 에휴.


지금 제게 장인어른, 장모님은 부모님과 같습니다만, 두 분 어르신이 부디 저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시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꺄울.


어, 아무튼. 오늘 이야기는 제가 뻥쟁이가 된 사연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음화화홧. 생각하면 정말.. 재미있어요. 우리 마님은 절대로 이 사연을 적지 말라고 하셨지만, 그 말을 그대로 들을 제가 아니죠. 음헤헤헷. 제가 달리 동키호테입니까. 흥. 자, 이럇!! 말아, 한번 달려보자~


사건의 발단은 제가 아내에게 건 전화 통화에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점심 시간이 되어가길래, 공주에서 근무하던 마님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따르르르르르르릉~~~"


저는 아리따운(!) 마님의 "여보세요???" 라는 멘트를 듣고 싶었습니다만, 발신자 번호표시는 제 기대를 깡그리 무시했습니다. OTZ.


"어, 왜?"


간단하죠? 저도 앞으로 모든 전화를 이렇게 받아볼까 심각하게 고민해 볼까요? 사장님이 전화해도 "어, 왜?", 거래처에서 전화해도 "어, 왜?"................ 바로 짤리겠죠...??-.-


목소리 듣고 싶었다느니, 몸은 좀 괜찮냐느니... 말을 하고 싶었지만 관객들이 많아서 차마 하지는 못하고 그냥 점심 맛있게 잘 먹으라고 말하고 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님. 결정적으로 한마디 추가했습니다.


"여보, 우리 애기 아들이래."


아내는 사실 딸을 더 바랬고, 저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이 건강하게 잘 태어나기만을 바랬지만, 장모님께서는 아들을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내에게 차마 뭐라고 말은 못하고.. 그냥 "오, 아들이라고? 정말 축하해" 라고 큰소리로 한마디만 했습니다. 통화를 듣고 있던 직장 동료들은 옆에서 "오~~~~~" 하면서 축하하고, 휘파람 불고, 박수치고...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축하만 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 아가의 성별은 아들로 결정이 되버렸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나중에 우리 마님, 저에게 말하기를....


"여보, 우리 아기 아들이란 거 사실...뻥이야."


라는군요.


저야 아들이든, 딸이든 제 자녀가 생긴다는 사실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떻든 좋습니다만, 제가 직장에서.... 음, 뻥쟁이가 되버렸네요.


"여러부우우운. 사실 그거 뻥이래요."

(이거 말할 수 없습니다. 아니 절대로 말 못합니다.-.ㅜ)


사건을 되짚어 올라가 보니 장모님께서 짐작하시기에 '아들'일 것 같아서 아내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근데 결정적인 것은 나중에 장모님께서 '병원에 아들인지 딸인지 물어보니 모른다고 했는데 왠지 아들 같더라' 고 말씀하셨는데 아내는 저에게 장난하면서 "아들이래" 이 말만 전한 거죠. 흥.


(마님. 난 물귀신 동키호테야.

나 혼자 매장될 순 없다! 산초도 같이 있어야 돼!!)


뭐, 저야 아내와 그 얘기를 하며 한바탕 웃고 말았습니다만, 차마 직장동료들에게 말할 수 없어서 이렇게 재미있는 사건 기록으로 남길까 합니다. 음화화홧.


저는 여기에 사실을 밝혔으니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되겠죠, 뭐.

(흠. 제 직장 동료분들은 사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문 안합니다. 그래서 사실을 알게 될 기회는 없어요. 그렇지만, 뭐 저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제 입으로는 말 안할 겁니다. 우헤헤헤헤. 아싸. 이렇게 또 한건 빠져나가는구만.)


현재 저희 아가의 태명은 어감도 좋고, 복스러운 모습이 연상되는 '몽실이'로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몽실이.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요..

저는 뻥을 아주 가끔만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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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제가 장모님께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제 아내 윤희가 저에게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사실 오늘 이 글에 적힌 이야기를 제가 아내 윤희의 두 눈을 보며
할 수 있을만큼 제 자신 그렇게 얼굴이 두껍지 못합니다.


물론, 사람은 상황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니
저도 또한 안면에 철판 깔기로 마음 먹으면
천하무적을 자랑할 자신은 있습니다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일이지 않겠습니까.


윤희의 얼굴을 바라보며 '사랑해'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어떻게 남자가.......


(뭔 얘기일지 궁금하죠? 음하하하핫! 사실 별 얘기 아니에요..ㅜ.ㅜ)


자, 그럼 제가 장모님께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오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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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제가 퇴근하자

그때까지 저를 기다리시던 장모님께서 밥을 차려 주셨습니다.
저는 장모님의 사랑이 가득 담긴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장모님께서 하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날 장모님께서는 저에게 두가지 이야기를 하셨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 윤희 입덧 심하더라.

옆에서 지켜보면서 안쓰럽더라.

얼른 정서방하고 같이 살아야할텐데....


2. 정서방이 없을 때는 윤희 마구 성질 부려~


글을 읽는 분들께서 오해를 하실까봐

제가 잠시 해명을 할까 합니다.


1번 얘기는 제가 아내 윤희와 따로 산다는 것이 아니라,
집은 대전이고 직장이 서울이다 보니

매일 출퇴근 하는 것도 힘들고 해서
일주일에 많으면 3일 정도 서울 양재 누나집에서 잠을 잡니다.


물론 마님이 허락을 했을 때만요.


전화나 메신저를 통해서 '내려와' 이러면

'네~ 마님' 하고 가야 합니다.


어, 아무튼 장모님이 하신 말씀은

바로 생활권을 합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궁금했던 게 바로 장모님의 2번 말씀이었는데요.


"아니 왜요?" 이렇게 질문하자

거기에 대한 장모님의 답변이 저를 웃게 했습니다.


장모님 말씀하시기를...


"윤희 쟤는 정서방 있을 때는 아침에 일어날 때도,

저녁에 퇴근할 때도 웃고,
입덧도 별로 안하고 그런데,

정서방 없을 때는 얼마나 골내는지 몰라.
막 짜증내고 입덧도 심하게 하고 그러네.."


"어머, 그래요?"


"아니, 그래서 내가 '왜 정서방 있을 때는 웃고 그러더니,

없으니까 짜증내고 그러냐'고 물었더니

정서방이 옆에 있을 때는 안정되고 편안하고 기분이 좋대.

아이구 참, 내가 웃겨서."


음헤헤헤헷.
오늘의 주제입니다.

제가 왜 장모님 말씀을 듣고 기분이 좋았는지 아시겠죠?

장모님께서는 한숨을 쉬시면서

마지막 한마디로 이야기를 마치셨습니다.


"하긴, 결혼한 부부가 서로 그래야지."


물론, 어디까지나 제가 아내 윤희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이 글을 제 아내가 읽게 되면

'난 그런 적 없어!' 라거나 '기억안나!' 라는

제 아내 전매 특허 강철오리발 내밀기를 할지도 모르지만,
이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쑥쓰럽거나 당황하면 저도 모르게 뒤통수를 긁적이는 것처럼,
제 아내 또한 당황하거나 쑥쓰러울 때 저런 표현이 반사적으로 나온다는 것을.


이봐, 마님. 뭐라고? 아니라고?

흥. 이제 난 당신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아직 있을지도 모르겠구만..-.-
아무튼 제가 보기에 확실합니다. 아님 말고....( '')


그리고 그 뒤로 제 아내가 더 귀엽고, 이쁘고, 사랑스럽군요.

팔불출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까짓꺼 오늘 이곳에서만(!) 팔불출 한번 되어 보죠, 뭐.^^..


그래서 오늘 글의 마무리로 저는 아내에게

다음 가요 가사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어떻게 이런 낭만적인 이야기를

제가 아내의 얼굴을 보면서 할 수 있겠습니까.

하려면 근사하고 풍경도 멋진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해야지,
잠옷 입고 침대에서 마주보고 할 수 없잖아요.


그랬다가 '어디서 분위기 잡고 있어!' 하면서 싸대기 한대 맞을지도. 우헤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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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 주기를..


나에게 넌 내 외롭던 지난 시간을 환하게 비춰주던 햇살이 되고
조그맣던 너의 하얀 손위에 빛나는 보석처럼 영원의 약속이 되어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 주기를..


나에게 넌 초록의 슬픈 노래로 내 작은 가슴속에 이렇게 남아
반짝이던 너의 예쁜 눈망울에 수많은 별이 되어 영원토록 빛나고 싶어.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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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 당신에 대한 내 마음 한조각이야.
받아줄 수 있겠어? 어지간하면 그냥 받아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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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남편들이여, 때로는 머리를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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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로 조금 전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이야기를 하나 하고자 합니다. 그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부제"에 있는 것과 같고, 우려되는 바가 있다면 바로 제목에 적힌 바와 같습니다.


즉,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세상에서 남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모든 남성들이여, 우리도 머리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라는 것이고, 우려되는 바는 '우리 마님이 내일 당장이라도 이 글을 볼텐데 나중에 너무 귀엽다고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지는 않을지' 염려가 된다는 말이죠.


참고로, 우리 마님은 저보다 파워가 셉니다. 글 읽으시는 분들. 상상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제가 한 말이 무슨 뜻일지 상상(?)은 자유롭게 하소서.


우리말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글임과 동시에 가장 어려운 언어라고 감히, 저 혼자서라도,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습니다. 과학 분야를 전공한 저는 한마디로 '최고로 과.학.적.인 글' 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아마 가장 어려운 언어로 여겨지는 여러 이유들 중에 하나가 한 문장이나 단어가 여러 가지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중의적인 언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갑자기 한글 예찬론을 펼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두 가지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설이 길었는데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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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님, 이제 임신 3개월이 지났습니다.  요즘 입덧 때문에 난리도 아닙니다. 검색 엔진에서 주욱 찾아보니 입덧은 보통 12주까지 가장 심하고, 15주 정도 되면 자기도 모르게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오늘도 입덧으로 제대로 먹지를 못하고 있다가, 어렵사리 장모님께서 사랑으로 해주신 '멸치국물로 우러낸 국수'를 먹고는 안방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인상을 쓰더군요. 속이 울렁거려서 또 입덧을 할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아까 글에서 봤잖아. 입덧한다고 자꾸 의식하고 신경쓰면 오히려 입덧을 더 한다고. 맘 편히 먹고 가만히 있어봐."


"아니, 몸이 힘든데 어떻게 맘 편히 먹고 신경을 안 써. 힘들어 죽겠는데!"


그래서 등을 살살 쓸어주면서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해. 마인드 컨트롤!"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마인드 컨트롤이 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전 원래 이렇게 뜻을 알지도 못하는 유식한(?) 말을 잘 합니다. 저도 이렇게 상황에 그럴싸하게 어울리는 말을 하는 것이 참 신기해요.-.-


아무튼 일단 침대 머리 맡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으라고 하고서는 저는 옆에 드러누웠습니다. 조금 있더니 나중에 출산할 때를 대비해서 연습한다며 옆구리 쪽에 붙어 알랑 거리는 제 머리카락을 잡더니 계속 흔들어 댔습니다.-.-


순간 들었던 생각,


'아니 지금 이 마누라가 남편 머리 가지고 뭐 하는 거야?'


나 지금 화났어! 표정으로 마누라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습니다만, 아쉽게도 제가 안경을 벗어놓은 관계로 두루뭉실하게만 보였습니다. 제 표정의 약발이 제대로 먹혔는지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ㅜ


그러다가 마누라가 손을 놓자 그 순간 또 기발한 작전이 떠올랐습니다.


'이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입덧에 신경을 덜 쓰지 않을까?'


읽으려고 손에 들고 있던 성경책을 놓고서는 반대쪽으로 홱 돌아누웠습니다. 입덧에 지쳐 힘이 없던 우리 마님, 순간적으로 저를 덥썩 안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여보. 삐졌어? 아잉..."

"남편으로 나를 존중한다면 내 머리카락 쥐고 그렇게 행동할 수 없어!"


제가 조금 강하게 나가자 정말 삐졌다고 여기고 걱정스러웠는지 우리 마님 행동이 조신해졌습니다.


"남편이니까 그런 행동을 하지, 내가 누구한테 그러겠어. 아잉.."


우헤헤헤헤. 아싸, 더 이상 입덧에 신경 안 쓰게 하는 작전 성공!!

그 이후에 마님은 제 배를 베개 삼아 조용히 누워서 고른 숨을 내쉬었습니다.


어때요? 머리 한번 잘 쓰면 가정에 평화가 옵니다.


그러니 가끔은 마님한테 머리카락 한번 잡혀서 휘둘려지고(?),

잘 판단하여 현명하게 상황을 반전 시키세요!


제가 오늘 말씀 드리고자 하는 부제에는 위와 같은 두가지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잘 쓰라고 했다고 자기 마님한테 헤딩하면 엄청 곤란, 대략난감합니다. 그때는 혹시라도 저 아는 체 하지 마시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광고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설마, 내일 날이 밝아 마님이 이 글을 읽고 나서 저보고 뻥쳤다고 혼내지는 않겠죠? 어이 마님. 혼내면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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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약국에서 파는 그런 '약품'이 아닙니다.

유사품에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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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수필이 하나 기억납니다.


다름 아닌, 박문하 선생님의 "약손"


의사의 직분을 감당하시는 박문하 선생님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아픈 사람을 향한 무엇인가가 결여된 화학약품 냄새가 나는 손'

이라고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면서 전문적인 지식이나 의약품 같은 것은 없었어도

주름진 손으로 아프다는 손자의 배를 살살 어루만져 주시면

아픈 것이 씻은 듯 사라지고 편히 잘 수 있었다는

할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섬세한 손을 말씀하셨었지요.


그래서 할머니의 손은 약손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어린 나이에 할머니와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이 담긴 손길을

많이 부러워하기도 하고 그리워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얘기는 비록 그 할머니의 약손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우리 마님에게 있어서는 제 품안이 그와 비견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하며 히죽거렸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낄낄낄.


며칠 전, 사무실에서 퇴근하면서 프린터에 문서를 하나 걸었습니다.

그동안 '공부해야지' 생각만 하고

열심히 컴퓨터 한쪽 구석에 모아놓기만 했었는데

이래서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모아 놓은 것 중에 하나인

미국 드라마 대본을  인쇄했습니다.


일단 MP3로 음성을 들으면서 대본을 봤더니 어찌나 빠르던지.

대사를 쫓아가다가 눈알 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퇴근 후 대전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음성으로 한번 듣고,

대본을 확인하면서 한번 들었더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시간이 의외로 많이 걸리더군요. 멀미도 하고.-.-


사실 공부하려고 시작했는데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결국 자막까지 구했습니다...ㅜ.ㅜ

이거 드라마 보다가 날 새고 공부 못하면 안되는뎅.. 으흑.


어.. 험험.. 어쨌거나 그날 퇴근한 후에 모르는 단어나 숙어가 있어서 서재에서 열심히 단어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밑줄 쫘아악.... 그어가면서 메모를 했죠. 아, 이 뜨거운 학구열이여~~~


그런데 안방에서 자고 있던 우리 마님.

제가 퇴근한 소리에 잠은 깼는데,

방에 안 들어오니 신경 쓰여 잠을 쉽게 못이루었나 봅니다.

몇번을 잠에서 깨서 왔다갔다 하더군요.


한참 정리하다가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자려고 안방에 들어갔습니다. 침대에 누웠더니 옆에서 마님이 잠못 이루고 끙끙대고 있었습니다.


어디 몸이 안 좋은가 싶었는데,

제가 옆으로 달라붙었더니 귀찮은 듯한 몸짓을 하는 걸 봐서는...

아무래도 제가 퇴근하자마자 마님 옆에서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았던 게 불만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래저래 신경쓰느라고 그랬겠죠. 푸흐흐흐흐.


잠못 이루며 몸을 뒤척이는 걸 보니 심기가 불편한 것이 원인일 것 같아서 뿌리치고 귀찮아 해도 옆에서 열심히 사전 공작(?)을 했습니다.


"이리와. 내가 안아줄께."

"아 귀찮아!"

"아잉. 한번만 안아보자."

........


결국 못이기는 척 제 품에 안기는 마님을 보니...

'어이구, 이 귀여운 것.' 절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음이 나왔지만 웃지 못했습니다.

웃다가 들키면 수습 곤란합니다..-.-


품에 안고 제 팔을 베개로 삼아 5분 정도 있었을까요?

옆에서 오토바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음. 오토바이는 조금 심했고, 아마도 스쿠터 정도는 됐겠네요.


'도로로로로롱~~~'

'도로로로로...커커컥.. 로로로로롱.....'


어떻습니까.

불면증에 잠못 이루는 우리 마님을 품에 안고,

팔베개 해 준 다음 몇번 쓰다듬어 주면 바로 불면증이 없어지는데...


이만하면 제 손이 약손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우리 마님한테 제 품은 약품(화학약품 아니에요..-.-)이 아닐까요? 푸캬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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