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일이다.
아니 새벽의 일이라고 하는 것 더 옳은 것 같다.
한참 잠을 자고 있는데 주변이 시끄럽다.
눈을 떠보니 예람이와 예린이가 서로 장난치며 놀고 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29분.
내가 눈을 뜬 걸 봤나 보다.
예람이가 다가와서 소리친다.
"아빠, 일어났어?"
"어, 그래."
"아빠, 예람이 피부가 가려워. 과일을 많이 먹어야 돼. 얼른 수박 잘라 줘."
이건 또 무슨 소리?
도대체 누구한테 그런 말을 들었을까.
일어나기 귀찮아서 뭉기적거렸더니
"아빠, 예람이 많이 가려워. 과일 많이 먹어야 돼. 수박 잘라 줘~"
우리 아들, 말도 잘하지.
덩달아 예린이도 옆에 와서 "수박? 나도!"를 외친다.
결국 잠을 포기하고 일어나 수박을 꺼내 잘라준다.
잘 먹는다.
예람이가 요즘 놀이방에 다닌다.
친구들과 함께 잘 어울려 노는 모냥이다.
예전에는 엄마, 아빠랑 잘 안 떨어지려고 하더니,
요즘에는 엄마가 눈 앞에서 사라지자마자
"자, 이제! 우리 이거 하자아~~" 라고 한다고 한다.
밖에까지 들린다나 어쩐다나.
집에 돌아와서 옷을 갈아 입다가 옷이 잘 안 벗어져서 짜증이 좀 나는가보다.
전 같았으면 신경질을 부리면서 잘 안된다고 엄마, 아빠를 찾던 아이가
오늘은 좀 특.이.한 반응을 보인다.
옷이 발에 걸려 잘 안 벗겨지자 대뜸 이렇게 외친다.
"오 마이 갓!"
=O.O=
놀이방에서 배운 걸까? 정말 상황도 절묘하게 잘 써먹네.
TAG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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