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 :: 2008/12/30 09:00

어제 장인어른께서 대전에서 올라오셨다.


아들 예람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6개월여 동안 거의 키우다시피 하신 장인어른.
외손자 예람이가 보고싶다 하셨다고 하시더니 
김치를 비롯한 다른 것들을 가져다주시려 겸사겸사 올라오셨다 한다.

외가에 있다가 올라온지 이제 한달.
지난 한달 사이에 예람이는 많이 의젓해지고 인사예절이나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하나하나 확인되는 그 모습에 장인어른은 무척 기뻐하시는 모습이다.

하지만, 장인어른을 뵙고 나서 마음이 조금 아팠다.
한달 전에 비해서 주름이 많이 늘었고, 건강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아버님 말씀으로는 괜찮다고 하시며 예람이를 안고 내려놓으실 줄을 모른다.
나도 안고 20여분 정도 있으면 팔이 아픈데...

이제 두돌이 갓 지난 아이인 예람이는 할아버지를 보더니 '하부지'를 입에 달고 
할아버지 옆에만 붙어 있으려 한다.
그래도 귀찮아하기보다 귀여워하시며 꼭 끌어안으시는 할아버지.
새벽 3시까지 잠 못자게 하는 예람이를 안고 거실에서 서성이고 있으려니
3시가 조금 넘어서 화장실에 가시려 일어나신 장인어른께서 
자기가 애를 볼테니 이제 들어가 자라고 하신다.

너무 피곤했던 나는 아버님 주무시던 작은 방에 들어가서 3시간 남짓 눈을 붙였다.
잠결에 들어보니 그때부터 아버님은 예람이랑 거실에서 놀아주신 듯 하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다.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
그리고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

물론 그 위로의 사랑도 가능하지만, 과연 그것을 내리사랑에 비할 수 있을까.
아침에 출근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포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펐다.
과연 나는 그 내리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까.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이 마음의 부담감을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

하나님께 그런 것처럼, 부모님께도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다.
그리고... 받은 사랑을 주변에 조금이라도 전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2008/12/30 09:00 2008/12/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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