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엄청 바빠서 여관에서도 새벽까지 프로그램을 짜곤 했지요.
그 동안 마님과 아들 예람이는 대전에 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아들 예람이가 코감기에 걸렸네요.
그래서 매일 코찔찔 흘리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튼, 모처럼 아빠를 봐서 너무너무 반가웠는지 코 찔찔 흘리면서 제게 기어와 안기는 모습을 보니 아무리 제 자식이지만 너무나도 귀엽더군요. 푸흐흐흐흐.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동안 어디를 움직이든 아들녀석을 안아 주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입었던 윗도리는 완전히 예람이의 코묻은 옷이 되고 말았죠.
중요한 것은, 제가 오늘 출근하는 길에 바로 그 '흔적'을 남긴 옷을 입고 왔다는 것. 여기서 우리 마님의 독특한 사랑 확인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때는 2007년 11월 11일. 일명 빼빼로 데이라 불리는 일요일 한밤중. 잠을 잘 시간이 되어서 저는 한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내일 출근할 때는 뭘 입고 가지?'
그래서 마님께 물었습니다.
"이거 예람이 코 너무 많이 묻었는데?"
마님 대답합니다.
"내일 입고 갈 옷 있어?"
"아니 없는데." -O.O-
"그럼 뭐 입고 가?"
"....."
그걸 나한테 물으면 우짜누.
우리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바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메리야쓰!"
한참을 낄낄거리던 우리 마님.
마음에 쏙 드는 멘트하나 날립니다.
"역시 당신이야. 내가 이래서 당신을 사랑해!" (-.-)
잠시 후, 우리 마님은 기막힌 아이디어를 추가합니다.
"여보, 내복을 먼저 입고 그 위에 메리야쓰 입고 가."
잠깐 상상해 보았습니다.
내복을 입고, 그 위에 메리야쓰를 입고... 그리고 겉옷은? 없네.
"이봐이봐. 당신 남편 삐에로 만들 일 있어? 그걸 어떻게 입고 가?"
제가 너무 타박했을까요?
우리 마님 울먹거릴려고 하면서 말합니다.
"당신은 내가 추천하는 것을 거부하는 거야?
내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말했는데?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것밖에 안돼?"
물론 저는 우리 마님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밖에서 그렇게 하고 돌아댕기면 결국 제 마누라가 욕먹잖아요.
킬킬킬.
대신 집에서만은 한번 입어줄까 고민중입니다... 꺄울.
우리 부부의 사랑 확인법.
겁나게 특별하지 않나요?
아마 세상에서 유일무이하지 싶군요. 캬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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