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 2010/09/22 00:41

지난 9월 3일로 결혼 5주년이 지났다.
결혼한 이듬해 12월에 태어난 아들이 5살이고, 2년 뒤 10월에 태어난 딸이 이제 3살이다.
하지만, 매사에 여전히 아내의 입맛(?)에 맞추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오늘은 2010년 추석 전야다.
아니, 이제 밤 12시가 넘어갔으니 추석이라고 해야겠지.
지난 이틀간은 아내와 나 사이에 어쩌면(?) 냉전이었다.

아내가 힘들게 만들어 놓은 갈치조림에 대한 나의 평가가 '정말 맛 없었다'가 된 이후로,
원치 않게 아내의 눈물을 보게 된 이후로 매사에 짜증이 났었으니,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내 기분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내와는 말도 별로 하지 않았고,
내 스스로도 행동과 말에 있어서 예전과는 다르게 과묵함(?)을 드러냈었다.

그런데 추석 전날 아침,
한참 자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돌덩이(?)가 떨어져 내린 것처럼 나를 뭔가가 짓눌렀다.
전날 밤에 힘들게 재운 아들이겠거니 했었는데, 왠지 너무 무거웠다.
눈을 떠보니 아내가 위에서 나를 꼭 껴안고 있었다.

아내의 기분이 먼저 풀린 걸까?
아니면 날 용서한 걸까?
그것도 아니면 가슴 저 깊은 곳에 묻어 두었다가 언젠가 꺼내려는 것일까.

어쨌든,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나도 나 스스로와 아내에게 난 짜증을 털어내고,
언제나처럼 아내에게 모닝키스를 하고 일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아내가 원하는 바를 제 때 알지 못하는 나는 결혼생활의 생초보다.
지레짐작하여 행하다보면 그만큼 오해를 살 여지가 많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아내에게 항상 해 줄 수 있는 일이 단 하나 뿐인 거 같다.

"여보. 사랑해."

라고 고백하는 것.

결혼 생활 6년째에 접어들어도 아내에게 맞춰 해 줄 수 있는 말이 저 하나라는 것.
역시 나는 언제나 결혼 생활에 있어서 초보일수밖에 없는 사람인가 보다.

2010/09/22 00:41 2010/09/2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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