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선심 :: 2010/05/25 20:46

아내 윤희는 남편인 내 건강을 굉장히 챙기는 편이다.
물론 내 기준에서.
그래서 나는 집에서는 아내 앞에서 커피 한잔도 허락을 받고 먹어야 한다.

'여보, 커피 한잔 할까?'
'응, 그래~'

이런 대화가 오가는 날이면 이게 웬 떡이냐! 한마디로 심봉사가 눈뜬 만큼이나 기쁜 날이다.

'여보, 커피 한잔 할까?'
'그만 머거~. 뭔 커피여!'

이런 대화가 오는 날이면 그야말로 운수대통 외치다가 지갑을 통째 잃어버린 날이다.

지난 금요일 무려 5시간을 고속도로를 달려서 대전에 내려갔다.
부처님 오신 날 오후 내내 운전을 한 셈이다.
처가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난 후.

커피 한잔을 먹었다.
물론 순순한 아내의 허락하에.
거실에서 애들과 놀다가 안방에서 TV를 보고 있던 아내에게 갔다.

그런데 아내가 같이 먹으려고 탔던 커피를 거의 먹지 않고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아내에게 살며시 다가가서 손을 내 밀었다.

"한 모금만 먹자."

음메... 아내가 순순히 허락을 했다.
그것도 이쁘게 웃으면서.
나는 정말 기뻤다. 행여나 다시 뺏어갈까봐 잽싸게 낚아채서 부랴부랴 마셨다.
커피가 식어서 맛이 좀 밍밍하긴 했지만, 행복했다.

그런데 잠시 화장실에 갔다가 거실에서 애들과 조금 놀다 다시 아내에게로 와보니,
아내가 다른 컵에 커피를 한잔 더 타서 들고 있는 게 아닌가?

"커피 또 탔어? 아까 안 마신다고 다 나 줘놓고 또 마시는겨?"

그러자 아내. 아니 우리 위대한 마님 하시는 말씀.

"응. 아까 꺼는 다 식어서 맛이 없었어."
"어.... 그래."

저렇게 말하면서 낄낄거리면서 웃는 우리 마님.
어쩌겠남. 같이 웃어야지. 헝헝헝.

2010/05/25 20:46 2010/05/2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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