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6월 13일, 내일이 되면 하나님께서 아기 예람이를 저와 윤희에게 선물로 주신지 6개월이 됩니다. 아빠, 엄마가 된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예람이로 인해 많이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아내 윤희도,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하나하나 부모로서의 마음가짐과 삶을 배워나가고 있지요.
더불어 옛말에 일렀던 것처럼, 부모가 되어서야 저희를 낳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예람이는 엄마 젖을 먹습니다. 아기를 위해서 윤희가 워낙에 꼼꼼하게 건강과 먹을 것을 잘 챙기기 때문에 여직 예람이는 아픈 곳 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축복이 너무나 놀랍고 감사합니다.
아내 윤희는 언제나 아름답고, 예람이가 특히나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때가 많이 있습니다만, 제게 있어 아내가 가장 아름답고 예람이가 귀여운 장면은 바로 젖을 먹는 모습입니다. 아기에게는 단지 '배고프다. 나도 좀 먹고 살아보자.'라는 본능의 의미를 가지는 순간일지라도, 제게는 숭고하고, 귀엽고,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아기를 키워보신 모든 부모님들께서는 동의하실 것입니다.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쥐고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먹을 때의 아기의 귀여움과 엄마의 자비로운 모습, 그리고 그 평화로움.... 아무리 여러 번 보고, 많이 생각을 해봐도 결코 질리지 않습니다.
언제인지 정확한 날짜는 생각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오늘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그리 오래 전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제가 장황하게 늘어놨지만, 그 날 역시 아름답고 숭고한 장면을 저는 지척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지켜보고 있자니 '고녀석. 누구 아들이길래 이렇게 귀여워?', '아이구, 잘 먹네. 많이 많이 먹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잘 자라라.', '얼른 예람이가 젖을 떼야 할 텐데.. 저거 원래 내꺼였는데 예람이한테 뺏겼네.'-허걱. 이건 미성년자 관람불가에요!-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한참을 앉아 있었더니 힘들어서 거실에 드러누웠습니다. 확실히 그런 면에서 보면 엄마는 위대합니다. 아기 젖 먹일 때는 아무리 힘들어도 고정 자세로 아기가 젖을 다 먹을 때까지 자세를 풀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 예람이는 배가 고프거나, 졸릴 때 빼고는 찡그리지도 않고 아주 잘 놉니다. (응? 모든 아가들이 그런가요?-.-) 그날도 윤희가 젖을 다 먹이고 제 옆에 눕히자 바로 자기 손을 보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임무를 완수(?)한 윤희가 예람이 옆에 누웠습니다.
보통 남편들 집안에서 그런 것처럼 저도 위에는 난닝구 하나만 걸치고 있었습니다. 우리 셋은 그렇게 거실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그런데...... 아뿔싸! 제가 그만 아내의 말에 해서는 안될 대꾸와 행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제가 한 몸매 합니다. 웃통을 벗고 제 양 엄지손가락으로 옆구리를 쭈루룩 훑어내리면 제 갈비뼈 부근을 지날 때 제 머리속에서는 '띵.똥.땡.뚱~' 하는 가야금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한 때는 저도 근육질 남성이 되어보고자 하는 소망만(!) 가지고 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팔굽혀 펴기 200 개씩. 그 결과 지금은 어깨를 최대한 움츠리면 가슴 근육이 무려 1Cm 정도나 나옵니다.(-.-)
우리 마님, 난닝구 너머로 제 가슴 근육을 봤나 봅니다.
"아이구, 저것도 근육이라고."
"이게 뭐 어때서? 내 근육을 보여줘?"
그러면서 저는 최대한 어깨를 움츠리고는 무려 1Cm에 해당하는 가슴 근육을 드러내기 위해서 용을 썼습니다. 마침 윤희가 심심했던 모양입니다. 제 아내 윤희는 즉각적인 반응으로 저에게 있어 아주 숭고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강제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예람아. 아빠한테 젖 달라고 해~"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제게 있어 아름답고, 숭고하고, 귀엽고, 기타 등등. 그런 순간을 더럽히려는 것 같은 윤희를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소리쳤습니다.
"아니 지금 뭐하는 시츄에이션이야? 그걸 말이라고 해?"
그리고서는 조금 과장해서 런닝구를 벗어 던졌습니다. 음. 조금 많이 과장했네요. 크흐흐. 감히 진짜로 벗어던졌다가는.... 싸대기만 얻어 맞는게 아니라 공포의 손가락 이단 옆구리 찌르기를 당할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요즘 들어 저는 아내가 조용히 저를 방 한구석으로 불러서 '얘기 좀 해' 라고 말할 때가 무섭습니다. 으흑흑.
여차여차해서 저차저차한 저는 런닝구를 벗어 던지고는 다시 거실에 누워서 예람이를 보고 외쳤습니다.
"예람아, 엄마가 이상한 소리를 다한다. 그치? 지금 한 엄마 말은 듣지 말고 아빠 말 들어. 알았지?"
그리고는 왼손으로 제 가슴을 탁탁 소리나게 두드리고는 예람이에게 말했습니다.
"이리 와. 예람아, 젖 먹자."
그 모습을 낄낄거리며 감상(?)하던 우리 마님은 정말로 예람이를 안아다가 제 젖을 물리려고 했습니다. 물론 저는 잽싸게 일어나서 도망쳤죠...(-.-) 정말 우리 예람이는 하마터면 인세에 보기 드문(?) 아빠 젖을 먹는 아기가 될 뻔했습니다.
아마도 엄마 젖만 먹고 자란 아이보다 두배로 똑똑하고, 귀엽고, 건강하지 않을까요? 우히힛.
댓글을 달아 주세요
댓글 RSS 주소 : http://www.yongbi.net/rss/comment/227